MBC 새기자회, 25일 성명 발표
MBC 사장 '셀프 연임'을 자신하다가 시민평가단 평가에서 '꼴찌'로 탈락한 박성제 전 사장의 행보가 가관이다. 기자 출신에 보도 책임자까지 지낸 박성제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력이 더 커지고,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은 경선에서 위험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중략) 지금 민주당 적극 지지층들은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40~50대가 많아서 정치의식이 대단히 높을 뿐 아니라, 매우 전략적인 판단을 하고 있거든요."
박 씨는 자신의 삐뚤어지고 편향적인 언론관도 담대하게 드러냈다. "정치인이든 언론이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망합니다"라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라고 비하하고, 조국 수호 집회 참가자 숫자를 놓고 '딱 봐도 백 만'이라고 추켜세운 배경이 이해가 간다. 박 씨는 보도국장과 사장 재직 시절 보편적인 시청자와 일반인이 아니라 극렬 민주당 지지층인 이른바 '대깨문'과 '개딸'들의 눈높이를 따라간 것이다.
박성제 씨는 마침내 본인이 '개딸'임을 인정하고, 내년 총선 민주당 공천을 노리는가. '딱 봐도 백만' 사장다운 전략적이고 탐욕스러운 판단이 아닐 수 없다.
박 씨는 SNS에서 더 황당한 주장도 했다. "제가 보는 우리나라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받아쓰기'입니다. 받아쓰면 편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도쿄전력의 주장도 받아쓰고, 피의자가 이러저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검찰의 주장도 받아쓰고, 정치인이나 권력자의 막말도 그냥 받아씁니다"라고 말이다.
그렇다. '받아쓰기'가 문제다. MBC 뉴스데스크는 대선을 이틀 앞두고 뉴스타파의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어떤 검증도 없이 10분 48초 동안이나 그대로 받아썼다. 그 대가로 MBC 취재기자들이 무더기로 고발당하고 해당 보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최고 수위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당시 사장이 바로 박성제 씨였다. 박 씨는 자신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허위 보도 '받아쓰기'를 스스로 꾸짖는 것인가.
박성제 씨는 제 분수를 알아야 한다. 시민평가단 평가에서 현직 사장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민주당과 권태선의 방문진'이라는 계급장을 떼고 붙으니 결과가 어떠했는가. '들러리'로 평가받던 다른 두 후보에게 밀려 '꼴찌'로 탈락하지 않았는가.
박 씨는 2017년 MBC 언론노조의 '정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을 취재업무에서 배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씨가 할 일은 "'친민주당 보도'의 선두에 선 대가로 '뱃지'라도 달라"며 민주당 언저리를 기웃거리는 게 아니라 본인의 재직 시절 행한 불법행위에 대해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겸허하게 법의 처벌을 기다리는 것이다. 더 이상 구차한 언행으로 MBC 기자 후배들과 구성원들을 치욕스럽게 하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2023년 9월 25일 MBC 새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