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사전투표율, 청년층 대거 투표?
김태우, '형' 열창하며 청년층에 메시지
진교훈도 청년기본소득으로 캠페인 강화
내년 총선 앞두고 '청년' 이슈 부상할까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잇따라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내놓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2030 청년들의 투표 참여가 높았다는 분석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6~7일 진행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현장에서는 가족 혹은 지인들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청년들을 다수 접할 수 있었다. 이는 한글날 포함 3일 연휴로 청년들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정치권 안팎의 통념과는 다른 흐름이었다. 사전투표율은 22.64%로 지난해 지방선거(20.62%)는 물론이고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20.54%)보다도 높았다.
이 같은 높은 사전투표율의 배경에 2030 세대의 참여를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강서구의 인구 구성을 보면 30대가 19.42%로 가장 많고 이어 20대 이하가 17.74%, 40대 17.40%, 50대 16.60%, 60대 16.16%, 70대 이상 12.74% 순이다.
이에 여야 후보들은 부랴부랴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그간 '빌라를 아파트로'라는 슬로건으로 재개발 공약과 어르신 복지, 교육 등 공약을 내놓으며 선거판 어젠다를 주도했지만,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나 정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는 이날 가수 노라조의 '형'을 직접 부르는 모습이 담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청년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는 "강서구는 전국에서 올라오는 청년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 중 하나"라며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주기 위해 용기를 내 직접 불렀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서구에 사는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면 외지로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결혼 후에도 강서에서 아이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재개발 속도를 앞당기고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며 '청년지원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구청장 재직 시절 '1인가구지원팀'과 '저층주택관리팀'을 운영해 청년 거주환경 개선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청년 임차인 중계수수료 반값 정책 등을 시행한 바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40대의 경우 민주당 지지층이 많지만, 20대와 30대에서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에 긍정적인 반응이 잡히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도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준)과 선거연대를 계기로 '강서형 기본소득 청년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하는 등 청년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일 진 후보와 간담회를 가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강서형 (청년) 기본소득을 모색하며 과감하게 지자체의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함께 해나가자"고 제안했으며, 진 후보 측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9일 이와 관련한 정책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진 후보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주로 청년이라는 점을 감안,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고 청년 월세 지원 확대 등의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등하굣길·귀갓길 취약지역 순찰 강화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 확대와 같은 안전 대책도 제시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 같은 공약은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 사정에 밝은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개발론과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맞붙으면서 이번 보궐에서는 2030 세대의 관심을 끌만한 정책적 이슈가 많지 않았다"며 "만약 청년들의 투표율이 예상을 웃돌 정도로 높게 나타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유의미하게 관찰해야 할 중요한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