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 일괄해 2025년 11월 준공 목표…수익은 생태 보전에
예장공원부터 정상부 804m까지 3분만에…시간당 1600명 운송
2025년 11월부터 곤돌라 이용…"학교 학습권 침해 크지 않을 것"
남산 곤돌라 사업성 충분해…운영 수익금 생태 보전 사업에 활용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 재추진을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입찰을 진행한다. 곤돌라 조성이 완료되면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의 남산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물론, 서울 관광의 명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서울시는 자신하고 있다.
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을 위한 총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공고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예장공원(하부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승강장)까지 총 804m를 운행한다. 편도 이동에는 약 3분이 걸린다.
승강장은 예장공원 내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1515.3㎡) 하부승강장과 남산 정상부에 마련된 지상 1층(599㎡) 상부승강장 등 2곳이 설치된다. 캐빈 25대(10인승)를 운행해 시간당 1600명가량 남산 방문객을 수송할 계획이다. 남산의 생태환경과 한양도성(문화재) 등을 고려해 위치나 면적 등을 계획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하부승강장은 당초 곤돌라와 연계되도록 설치된 남산예장공원 버스 환승 주차장과 승객 대기 장소를 활용할 예정이다. 명동역에서 곤돌라 탑승장까지 어린이·노약자·장애인 등 이동 약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장애 동선으로 조성된다.
또 곤돌라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 학습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시는 충분히 각계 의견을 고려해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는 "환경단체 및 인근 주민, 주변 학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꾸준한 협의·소통 및 의견수렴으로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남산 생태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주, 승강장 등 시설물 설치 위치·규모를 계획했다고 시는 강조했다.
또 산림훼손 시 복원 계획과 친환경 공법 적용 방안을 기본계획에 담아 설계·시공 단계에서 실행하도록 입찰안내서에 반영했다.아울러 인근 주민이나 학교 등에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입찰 참가 시공자가 제안하도록 했다. 시는 또 수목 차폐 효과로 인해 인근 학교의 학습권 침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2025년 11월부터 시민이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곤돌라 설치사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통을 기반으로 본격 재추진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은 유네스코 등재 관련 이슈 등으로 2차례 보류된 바 있다.
또 남산 곤돌라 사업의 사업성(B/C, 비용 대 효용 1.99)이 충분한 만큼 운영 수익금 전액을 다양한 생태 보전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남산 생태여가 기금'(가칭)을 신설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기금으로 마련된 공공재원은 남산∼명동 일대 생태여가 활성화 계획에 따라 가장 생태적인 남산을 조성하기 위한 세부 사업에 활용된다.
한편 곤돌라 도입에 대한 시민 여론도 긍정적이며 관심도 높다고 시는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한국리서치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0.7%가 남산 곤돌라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시가 지난 6월 발표한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사업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도 89%에 달했다.
오승민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도시정비과장은 "곤돌라 캐빈(객실) 디자인은 서울시만의 특화된 걸 하고 싶었는데 캐빈 만드는 회사가 전세계적으로 4개뿐"이라며 "캐빈을 주문하려면 비용 공정라인을 새로 해야해서 기존 기성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외관과 내장 모두 추가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고 기본 프레임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려고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업체가 선정되면 디자인 본부와 협업해 서울시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 과장은 또 생태환경 훼손보다 기금을 통해 보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수치적으로 따져보진 않았지만 환경단체랑 이 프로젝트를 같이 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남산의 공공자원 투입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여러 가지를 남산에 하고 싶어도 지속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환경훼손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이 친환경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곤돌라 운행에 가장 위협적인 게 바람인데 남산 곤돌라의 경우 바람이 크지 않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과장은 "요금 문제는 내년에 고민할 예정"이라며 "남산, 명동 등 패키지와 경로우대 등 주변과 연계해 고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곤돌라 사업의 사업성(B/C 1.99)이 나오는 만큼 총 공사비 대비 손익분기점은 크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5년 정도 지나면 공사비를 회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