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도 방값도 '껑충'…BTS 보러 왔다가 '지갑 털린 아미' [데일리안이 간다 134]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3.18 17:07  수정 2026.03.18 17:09

공연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몰리며 도심 상권들 'BTS 특수' 기대

특수 틈 타 아이돌 굿즈, 숙박업소 등 평소보다 2배가량 가격 올라

관광객들 "오히려 한국에서 더 비싸", "가격 듣고 구매 망설여져"

전문가 "과도한 인상, 한국 관광에 악영향…관리 장치 마련 필요"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아이돌 굿즈 매장.ⓒ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예정된 가운데 도심 곳곳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이른바 'BTS 특수'를 노리고 상품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18일 서울시와 경찰 등은 BTS 컴백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에는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공연을 사흘 앞둔 이날 도심 곳곳에는 서울을 찾은 BTS 팬덤 '아미'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데일리안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 위치한 케이팝 굿즈 매장을 찾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명동 굿즈 매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자신의 '최애' 아이돌의 응원봉과 포토카드 등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공연을 앞둔 BTS 굿즈는 보이지 않았지만 에스파, NCT 위시, 세븐틴 등 인기 아이돌 굿즈가 매장에 진열돼 있었다. 기자가 매장 직원에게 확인한 세 아이돌의 응원봉 가격은 7만5000원에서 7만9000원 수준이었다. 공식 판매가가 4만원 후반대에서 5만원 초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굿즈샵 판매가가 약 70% 정도 비쌌다.


응원봉뿐 아니라 캐릭터 인형, 마그넷 등 대부분의 아이돌 관련 상품도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싱가포르인 관광객 소피아 림(26)씨는 "걸어가다 굿즈샵이 있어 우연히 들어왔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무것도 사지 못할 것 같다"며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한국에서 가격이 더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팬이라는 일본인 관광객 미나미(24)씨도 "한국에 온 기념으로 작은 굿즈라도 사려고 했는데 가격을 듣고 구매가 망설여진다"며 높은 가격에 불만을 토로했다.


매장 직원에게 공식 판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굿즈가 판매되는 이유를 묻자 "인기 아이돌 굿즈는 구하기도 어렵고 외부에서 물량을 확보해 판매하다 보니 (공식 판매가보다) 어느 정도 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숙박 시장 상황도 비슷했다. 최근 서울시가 BTS 공연 앞두고 광화문 주변 호텔 83곳을 불시 점검한 결과 18곳이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채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숙박업자는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업소 내에 영업신고증을,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게시하고 요금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BTS 특수를 노린 업자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객실을 판매하기 위해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것이다.



한 숙박 플랫폼에서 확인한 동일 숙소의 3월20~21일 가격과 4월25~26일 가격.ⓒ숙박 플랫폼 갈무리

이같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숙박 플랫폼 등에서는 BTS 공연 기간 가격이 크게 오른 숙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기자가 한 플랫폼에서 동일 숙소를 기준으로 이달 20~21일(이하 금~토요일)과 다음 달 25~26일의 요금을 비교해 본 결과, 공연 기간 가격은 35만2500원으로 그렇지 않은 달(21만7500원)보다 약 14만원 높았다.


이에 대해 한 숙박 플랫폼 관계자는 "숙소 요금은 각 숙소에서 정하는 1박당 금액과 플랫폼에서 정하는 기타 수수료 및 비용을 바탕으로 산정된다"며 "각 숙소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요금 설정 및 조정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단기 수익을 노린 과도한 가격 인상은 한국 관광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자율 경쟁 시장에서 가격을 통제하는 건 쉽지 않지만, 과도한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지역의 숙박업소들이 자발적으로 기준가를 설정하거나 정부가 나서 과도한 가격 인상을 한 업체들에게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안 등 일정 수준의 관리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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