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제3노조), 25일 성명 발표
25일 저녁 거의 모든 방송사의 톱뉴스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소식이었다. 그런데 MBC만 아니었다. 어느 나라 언론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MBC 뉴스데스크의 톱뉴스는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지지해온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소식이었고 무려 3꼭지나 배치했다. 배 의원 피습소식은 그 다음 4번째 리포트 한 개로 처리했을 뿐이었다. 배 의원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 순천향대병원 현장을 연결해 생방송하는 게 당연한 편집인데 MBC는 그렇지 않았다. 뉴스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 19번째에 가서야 뒤늦게 현장 기자를 연결했다.
만약에 기술적으로 생방송 준비가 안 됐다고 하더라도 편집팀이 의지만 있다면 우선 톱뉴스로 이 뉴스를 전하고 “잠시 뒤 현장을 연결해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중요도를 유지하면서, 생방송 연결도 가능한 서둘렀을 것이다.
25일 저녁 배 의원 피습 사건이 다른 뉴스들보다 중요한 톱뉴스였다는 평가에 대해 균형잡힌 언론인이라면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이후 한 달도 안 돼 다시 불거진 정치인 테러 사건이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발생 시간도 뉴스 직전인 오후 5시쯤이었기 때문에 어느 언론사든지 시급을 다퉈 한 꼭지라도 더 소화하려고 노력할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MBC는 처음부터 이 뉴스를 톱뉴스로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사건 직후 중계팀이 현장 출동 지시를 받았을 당시에도 이 뉴스는 고작 7번째로 배정돼있었다.
우리와 같은 시간에 뉴스를 한 SBS의 경우 톱뉴스로 병원 현장을 연결했고, 이어 정치권의 반응을 다룬 리포트를 배치했다. 이보다 더 이른 채널A도 7시 뉴스에 병원을 생방송으로 연결했다. KBS도 톱뉴스로 이 소식을 전했고 물론 현장 연결도 포함했다.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과 너무 대조된다. 지난 2일 이 대표 피습 직후 MBC는 특보를 편성해 주요뉴스로 보도했고, 뉴스데스크에서도 톱뉴스로 이 소식을 7꼭지나 다뤘다. 그런데 여당 의원의 피습은 왜 이처럼 비중을 두지 않고 홀대했는지 설명해야할 것이다. 가뜩이나 반정부방송, 민주당 방송이란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공영방송 MBC는 왜 이렇게 사사건건 여당 지지자들에겐 미운 짓만 하는가? 의도적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안형준 사장과 박장호 보도본부장은 오늘 배현진 의원 피습소식을 다룬 뉴스룸의 판단에 대해 무엇이 문제였는지 근원적으로 따져 봐야할 것이다.
2024.1.25.
MBC노동조합(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