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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침묵' 지도부는 '병립형'…총선 코앞인데 여전히 갈팡질팡


입력 2024.01.28 05:00 수정 2024.01.28 05: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李, 야권 반발 의식해 장고…지도부 "원내 협상에 달려"

병립형 회귀 움직임에 소속 의원 80명 연서명하기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에 힘을 싣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당내 일각의 반발이 거세다. 민주당은 4·10 총선을 70여 일 남겨둔 상황에서도 여전히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했는데, 병립형 비례제와 준연동형 비례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재명 대표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최근 모여 선거제와 관련한 전략을 논의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비공식 간담회 등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당 지도부 내에선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에 대한 의견이 우세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총선은 최대 의석 확보를 위한 총력전이다. 자선사업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또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서 151석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민주당의 총선 목표"라고 못 박았다.


당 지도부의 이런 분위기는 최근 이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승리 목표를 '원내 1당, 151석'으로 내세운 것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는데, 이 역시도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다고 해석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당내는 물론 야권 내 반발을 의식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대표는 절대 얘기 안한다. 얘기 안할 분인 거 알지 않느냐"라고 전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도 "밖에서 보면 의석수 계산에 너무 빠져있는 것이라고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실제로 보는 당내의 상황은 거짓말 보태지 않고 정말 팽팽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이럴 때는 의원총회를 연속해서 잡든지 한 주제를 갖고 의원총회를 굉장히 오래 잡든지 해서 이견을 좁혀나간다"며 "그런 과정이 앞으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팡질팡하는 당 지도부의 모습에 당내 일각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소속 의원의 절반 가량인 80명이 당 지도부의 '병립형 회귀' 움직임을 비난하고 연동형 선거제 도입과 비례연합정당 논의를 촉구하는 연서명을 했다.


이탄희·이용선·강민정·김두관·민병덕·김상희·이학영 의원 등 80명의 민주당 의원은 "비례 몇 석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 보는 소탐대실을 막아야 한다"며 "지역 민주당, 비례 연합으로 연동형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민주개혁진보대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회견문을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다만 이 대표는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여야 협상이 원활치 않아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원내에서의 협상을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어디까지 협상이 잘 되는지에 따라서 (당의 선거제 입장이) 달려있지 않나 싶긴 하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설 연휴 전 선거제 입장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론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근 의원총회에서도 토론조차 이뤄지지 않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그 때까지 결정을 미루겠다는 건 아니지만, 과거 전례를 보니 외국 유권자들이 등록하는 2월 20일쯤이 나름대로 데드라인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2월 초에는 결정이 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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