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의 현지 경제활동 증가와 함께 가정 내 발언권도 커지는 등 이들의 사회적 지위 역시 상승하고 있다.
6일 통일부는 2013~2022년 북한이탈주민 63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사회 심층정보 사업' 결과를 담은 '북한 경제·사회 실태인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0년 탈북민은 여성의 시장활동과 가정 내 위상 확대 상관관계에 대해 45.9%가 '위상이 다소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남편보다 위상이 높아졌다'와 '남편과 위상이 동등해졌다'는 응답자는 각각 17.2%와 12.8%로 나타났다.
탈북민들은 관련 세태 변화를 두고 남편을 하찮거나 쓸모없는 존재인 '멍멍개'나 낮에 활동하지 않는 '낮전등' 등으로 비하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남녀평등 인식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74.9%가 여전히 남녀 사이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응답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 이전에는 남녀 불평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79.3%였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년부터 70.6%로 하락했다.
통일부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화의 주요 행위자로 북한 여성이 등장하면서 젠더 의식 변화가 추동됐다"며 "시장화 이후 여성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정 내 성별 분업구조가 와해됐고 여성 권한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 내 젠더 평등 정도가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고 하더라도 공적영역에서의 젠더화된 위계 문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북한) 여성들은 가부장적 문화에서 남성보다 열등한 위치에 내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사회 전반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