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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선'에 '공격 태세' 야권, 내부 간극 벌리기 시도 [한동훈 지도부 출범 ⑥]


입력 2024.07.24 00:25 수정 2024.07.24 00:35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한동훈·김건희 특검'으로 흔들기 공세

강공 드라이브 통한 '내부 분열 촉진'

野 "채상병 특검 전향적 태도 기대"

韓 입장 보면서 25일 재의결 저울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총선 당시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각각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후보의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표는 62.8%의 지지율로 결선 없이 당대표에 직행한 '잠재적 대권주자'이자, 여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다. 야권은 새롭게 선출된 국민의힘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당정과 여당 내부의 '분열'을 기대하며 여러 쟁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7·2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총득표율 62.8%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 원희룡 후보(18.9%)는 물론 3위 나경원 의원(14.9%), 4위 윤상현 의원(3.7%)을 큰 표차로 따돌리며 넉넉하게 과반을 확보했다. 한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며 국민의 마음에 더욱 반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앞장서서 여당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자폭 전대'라는 비판까지 나왔던 전당대회 과열 논란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를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 아직 한 대표가 민주당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요소가 없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불안한 당정관계', 나경원·원희룡 후보와 보여줬던 '극심한 당내 분열'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당의 분열 요소가 노출된 상황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지속하면 국민의힘의 구심력을 약화시키고 원심력을 증대시켜, 내부 갈등 봉합과 당정관계의 수평적 전환이라는 중대 과제를 놓치게끔 할 수 있고 결국 야권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지켜본 민주당 관계자는 "생각보다 너무 시끄럽게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행됐다. 제 살 깎아먹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민의힘 스스로 (민주당에) 공격할 요소를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 대표가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인데, 일단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따라와 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이튿날부터 당장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를 몰아붙인다. 24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한동훈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동시에 소위에 회부하며 '흔들기'에 나선다. 이밖에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과 방송장악 중단에 대한 입장도 국민의힘 새 지도부에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종료 직후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가 당대표가 됐지만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며 "원래 대법원장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가 약간 주워담은 것 같은데 당대표가 된 만큼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는 또한 대통령 부인의 당무 개입 의혹부터 법무부 장관이 불법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많은 의혹들을 남겼다"며 "한동훈 당대표를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들이니만큼 한 대표 본인이 직접 이같은 국민적 의심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시점에 대해선 "25일 본회의에 올려서 처리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며 "오늘 국민의힘 지도부가 결정됐으니 시간을 두고 한 신임 대표의 입장을 보면서 처리하는 게 좋을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국혁신당도 축하 인사와 함께 '한동훈 특검법' 추진을 예고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대표 앞에 놓인 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닐 것이며, 잔치는 끝났고 수사받을 일만 남았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한동훈 특검법을 새로 발의했다"며 "만약 경찰이 시간만 끌면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경우, 특검이 수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법사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22대 국회 개원 당일에 발의된 조국혁신당 1호 법안 '한동훈 특검법'과 다음날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선입선출하는 것일 뿐, 전당대회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공격할만한 상황을 쥐여준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채상병·김건희·한동훈 특검 총 3개의 카드를 갖게 되는 것"이라며 "강공 드라이브와 당 흔들기를 통한 내부 분열 촉진을 전략의 포인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계속 공격을 하면 당연히 얻어맞는 쪽(국민의힘)에서는 '상식적 판단'을 잘못할 수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노리는 지점이 그런 것"이라고 짚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한동훈·김건희·채상병 특검은 다 맞물려 있는 난제다. 서로 긴밀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풀어나가는 데 한동훈의 정치력이 달려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정면충돌이 아닌 주고받기로 가야 한다"고 했다. 또 "지금은 한 대표가 밀고 당기는 강온 양면 전략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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