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전담수사팀 구성 지시…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적용 혐의 검토
법조계 "대금 지급 능력 없는 것 알면서도 무리하게 회사 운영해 피해 냈다면 사기죄 혐의 성립할 듯"
"판매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 다른 용도로 사용 안 되는 것이었다면…횡령·배임 문제 생길 수도"
"단순히 환불 안 해줬다고 사기죄 성립은 어려울 수도…사업적으로 어려워졌다면 기망 의도 아냐"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법조계에서는 "영업 적자가 누적돼 도저히 정산이 될 수 없는 사정이 됐고 이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고지나 조치가 없었다면 사기죄가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고 사기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며 사업적으로 어려워진 것은 기망 의도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티몬·위메프의 정산 및 환불 지연사태와 관련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대검찰청은 "이 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반부패수사1부를 중심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 및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소비자와 판매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긴급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이준동 부장검사)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을 판매한 경우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영업 적자가 누적돼 도저히 정산이 될 수 없는 사정이 됐고, 이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고지나 조치가 없었다면 사기죄가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티몬·위메프와 판매자 사이의 계약상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이 '구매확정 때까지만 티몬 등이 보관하는 담보금'의 목적이 강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면, 이 판매 대금을 임의로 사용한 것에 대해 횡령·배임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티몬·위메프 임원들이 이미 회사 재정 상태가 악화해 회사의 대금 지급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혹은 방만하게 회사를 운영해 수천억대의 피해를 발생케 했다면 특정경죄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서 정한 사기나 업무상 배임 등이 성립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아직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하지만 소비자에게 결제를 받더라도 용역이나 물품을 제공할 수 없는 사정, 추후 판매업자들에게 정산해 줄 수 없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30일 여야가 해당 내용으로 현안 질의를 할 모양이더라. 그 과정을 좀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금 동원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선불 충전금 할인율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돈을 끌어모았다면 사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기본적으로 돈을 갚지 않거나, 환불을 안 해줬다는 이유로 사기죄가 성립되긴 쉽지 않다"며 "사업적으로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정산금을) 지불하지 못했다면 처음부터 기망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아직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만약 임원급 직원들이 회사 경영 상태 악화, 무리한 확장 등으로 대금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이같은 사태를 벌인 것이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 될 수 있다"며 "추후 수사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