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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대오' 절실한데…'당원 게시판' 두고 분란 일으키는 국민의힘 일각


입력 2024.11.19 00:20 수정 2024.11.19 00:2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일각 "당원 게시판 문제 당무감사로 바로잡아야"

친한계 "익명 게시판 취지에 어긋나" 부정적 입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안팎에서 이른바 '당원 게시판 논란'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호재 속에서도 당 안팎 일각에서는 대야 투쟁보다 계파 갈등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해당 논란은 일개 유튜버가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을 검색해봤더니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고 주장하며 촉발시켰다.


일단 한 대표 측은 한 대표 이름으로 된 동명이인이 8명이나 된다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다만 한 대표 가족 명의는 개인정보보호법상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친윤(친윤석열)계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무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듭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수사기관에 의해 밝혀지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당무감사를 통해서 뭐가 잘못된 건지, 게시판 관리가 왜 잘못됐는지 우리가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에 대한 문제 제기도 바로 보통 사람들의 상식과 양심에서 나온 문제 제기"라며 "한 대표가 말한 '너희는 더 나으냐'는 잣대로 우리 국민의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또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는 당당하게 해야 한다"며 "뒷담화나 하고 가족이나 측근들이 당원을 빙자해서 당원 게시판에 비방글이나 쓰는 비열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한 대표를 겨냥해 "내가 당당해야 상대방을 비판하고 나를 지지해 달라고 하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며 “사술(詐術·남을 속이는 수단)부터 먼저 배운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단일대오를 유지해도 모자랄 시점에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데일리안에 "이 내용은 당무감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원 게시판이라는 게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도록 하려는 것인데, 누군가에 대한 비방을 당원들이 썼다는 이유로 감사를 하고 징계를 주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선정적인 표현들이 안 나도록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한 것이지 글을 험하게 올린 사람을 검열을 하거나 하는 것은 익명이 보장된 당원 게시판의 취지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유죄라는 호재를 맞이해 대야 투쟁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당내 일각에서 '당대표 흔들기'에 골몰해 갈등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왜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갈등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런 국면을 빠르게 정리하고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국민의힘에 당원 게시판 서버 관련 자료를 보존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앞서 자료 확보를 위해 선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쓴 작성자는 지난 11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고, 경찰은 이틀 뒤인 13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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