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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탄핵' 엄포에 '몸조심' 겁박…의연한 최상목, '마은혁 임명' 신중


입력 2025.03.20 00:30 수정 2025.03.20 00:3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이재명, 광화문서 "최상목, 몸조심하길 바란다"

최상목, 무응답으로 일관…일정 차분하게 소화

'몸조심 파문'으로 최상목 경호등급만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을 향해 "몸조심 하라"고 압박했지만, 최 권한대행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관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으며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은 줄탄핵 역풍을 우려하면서도 '최상목 탄핵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종료 후 즉흥적으로 추가 발언을 이어갔다. 사전 준비하지 않은 발언으로 '탄핵 인용' 피켓 시위를 준비해달라는 사회자의 말을 중간에 끊고 진행한 발언이다.


현장 최고위가 열린 광화문 길 건너편에는 최 대행의 서울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가 있다. 이 대표는 정부서울청사를 바라보며 "요 앞에서 우리 대행이 근무하는 모양이죠"라며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파괴할 경우 현직이어도 처벌하게 돼 있다. 그런데 대통령 직무대행을 한다는 최 부총리가 아예 국헌문란 행위를 밥 먹듯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 대행을) 지금 이 순간부터 경찰이든 국민이든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며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문제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직무유기'라고 비판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 대행은 차분하게 국정운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 대표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대행은 이날 차분하게 서울청사에서 오전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와 오후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고용정책 관련 채용박람회·인재양성전략회의 등 두 개의 외부일정을 소화했다.


앞서 국무위원들은 최 대행을 향해 한덕수 국무총리 복귀 가능성이 계속 나오는 만큼, 마 후보자 임명에 신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최 대행 역시 이러한 입장에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별한 입장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최 대행은 국무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마 후보자 임명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최 대행은 본인의 의견을 말하는 대신 대부분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부관계자는 "한 총리가 복귀할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은 마 후보자 임명에 숙고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최 대행이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때 다수 국무위원들이 반발했기 때문에, 최 대행은 향후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는 국무위원들과 사전 교감을 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최 대행은 민주당의 '탄핵 압박' 여부를 떠나 마 후보자 임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세심히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개인 맞춤 색(퍼스널 컬러)을 알아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 대표 "몸조심" 발언에 최 대행은 무반응을 보였지만, 여권에서는 이날 내내 이 대표를 향해 거센 파상공세를 펼쳤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성을 잃은 것 같다"는 논평을 곧바로 냈고, 오후엔 권성동 원내대표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를 비난했다.


홍준표·안철수·원희룡·유승민 등 여권 잠룡들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각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표를 향해 비판 메시지를 쏟아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핵폭탄급 발언에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여당에서 폭력, 지지층 선동 위험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 정도로 말씀하신 건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마 후보자 불임명에 대한) 위헌 판정이 났는데 (최 대행이) 승복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라고 말을 돌렸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26일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일을 앞두고 마음이 급해져 실수하는 발언들이 자꾸 나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이 대표의 "몸조심" 발언 파문으로 대통령경호처는 최 대행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경호등급을 올려 경호수준을 강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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