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미 정상 통화서 대선 언급
트럼프 "대선 나가나"…한덕수 "고민 중"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 '한덕수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대선 출마 의향을 직접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앙일보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통화 중 한 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물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한 대행은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특정 선택지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수준에서 짧게 문답이 오갔다"고 했다.
보수 진영 내에선 '한덕수 차출론'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현재 보수진영 대권주자들이 밀리는 상황에서 국정 경험이 풍부하고 호남(전북) 출신의 한 대행이 '유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 8일 한 대행이 곧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깜짝 지명해 보수진영 호응을 얻으면서, '한덕수 대망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한 대행의 중도 확장성과 경제 전문성을 내세워 대선 출마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경제·통상·외교에 능한 '정책통'으로 꼽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대선후보로 적절하지 않냐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 대행을 직접 찾아가 출마를 설득하기까지 했다.
일단 한 대행은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지만, 여론이 점차 커지면 '대승적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