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후원회 출범·안동 부모 선영 참배 이어
'메타 인수설' 나왔던 기업 찾아 '성장' 행보
출마선언서 'AI 무한경쟁' 시대 언급하는 등
미래담론 주도했지만…'지분공유론' 논란도
집권비전 'K 이니셔티브' 아래 '경제성장'과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예열을 마치고 대선 첫 대외행보에 나선다.
차기 유력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통한 미래성장담론을 주도에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 모회사인 미국 메타의 '인수설' 중심에 서며 화제에 올랐었던 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퓨리오사AI'를 찾아 출마 선언 이후 첫 대권행보 스타트를 끊는다.
13일 '이재명캠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성장경제' 행보를 선택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을 깰 한국산 기술력 현장을 직접 방문해 AI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주도를 할 수 있다는 비전과 지원 정책을 제시하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 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 전 대표는 이튿날인 14일 백준호 퓨리오사AI CEO 등 AI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정부 지원 방안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눌 예정이다. 캠프에서는 윤후덕 정책본부장과 이해식 비서실장, 김태선 수행실장, 강유정 대변인이 동행한다.
이 전 대표의 이번 퓨리오사AI 방문은 국내 AI 생태계 성장을 위해 '국부·국민펀드' 등 정부 주도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도 관측된다. 이 전 대표는 국부·국민펀드 등을 통한 K 엔비디아 육성을 주장해왔다. 이 자리에서 AI와 관련 대선 공약을 제시할 지에도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21대 대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에서 사퇴했고, 하루 뒤에는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영상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표는 노타이에 아이보리색 니트를 착용하고 영상에 등장하면서 그동안의 '강성' 이미지 대신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영상 출마에서부터 이 전 대표가 꺼내든 집권비전 'K 이니셔티브'는 △K 민주주의 △K 컬처 콘텐츠 △K 과학기술 △K 브랜드까지 세계문명을 선도하는 소프트파워 강국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 전 대표는 영상 출마 다음날 가진 비전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실용'과 '성장'에 무게를 둔 집권 구상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변화를 예고하며, 초 과학기술의 신문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더 이상 모방할 대상이 없다. 우리가 따라 할 정답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눈 깜빡하면 페이지가 넘어가는 'AI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답을 찾는 능력보다, 질문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던 '기능 중심 사회'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가치중심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이 새 희망의 미래를 여는 레벨업(Level up)의 전기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서기 전인 지난 12일에는 '시민 주도' 후원회를 출범했고, 경북 안동을 찾아 부모 선영에 참배했다. 선영 참배는 본격적인 선거 일정을 소화하기 앞서 고향 안동을 찾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후보의 의지에 따른 개인 일정이다.
이 전 대표는 선영을 찾은 후 페이스북에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이들의 아낌없는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넘치게 받은 마음, 몇 배로 세상에 돌려드리자 다짐해 본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의 후원회장은 김송희 씨가 맡았다. 김 씨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맞선 시민이자, 계엄군의 총에 오빠를 잃은 유가족이다. 김 씨를 비롯해 노래 '진달래꽃'으로 알려진 가수 마야, 윤일상 작곡가,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강도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초혼의 연출자 조정래 영화감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민주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이 전 대표와 함께해온 참모들이 집필한 '이재명의 준비'도 오는 17일 출간된다. 이번 신간은 지난 11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날 이재명 캠프는 5선 중진 안규백 의원과 3선의 김병기 의원 등을 캠프 본부장단에 추가로 인선했다.
캠프는 안규백 특보단장, 김병기 조직본부장, 박상혁 홍보본부장, 강득구 가짜뉴스 현안대응TF단장, 박균택 법률지원단장을 추가 본부장단으로 인선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서는 선대위원장으로 윤호중 의원, 총괄본부장으로 강훈식 의원, 정책본부장으로 윤후덕 의원, 공보단장으로 박수현 의원, 종합상황실장으로 한병도 의원 등을 선임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일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의 국민 참여 프로젝트 '모두의질문Q' 대담에서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국내에) 하나가 새로 생겼다. 그중에 국민의 몫, 지분이 30%다. 그래서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K 엔비디아 지분 30% 국민공유론'이란 AI 논쟁을 촉발했고, 구 여권으로부터 대대적인 공세를 받았다.
이후 당에서는 '국민펀드 조성' 등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내놓으며 이 대표의 의견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국민·기업·정부·연기금 등 모든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국민참여형 펀드를 최소 50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이를 국내 첨단전략산업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 정책위원회는 일반 국민과 기업이 투자하는 금액에 대해선 소득공제나 비과세 등과 같은 과감한 세제 혜택 제공을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외에 이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교과서를 무상제공한 것처럼 AI 이용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동시에 국가 차원의 소버린(주권) AI 체계 구축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보다 앞서 당에서는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헥토콘 기업(기업가치 100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6개를 육성하겠다는 성장 전략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월 6일 집권플랜본부 산하 K 먹사니즘 본부장인 주형철 전 경기연구원장은 신년 세미나 발제에서 경제성장률을 5년 내 3%대, 10년 내 4%대로 끌어올리고 AI와 문화·안보 등 3축의 성장 동력을 구축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 이 같이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에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SSAFY·싸피) 멀티캠퍼스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고, 정부·기업의 협력을 토대로 공공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환담에서 "삼성이 현재 (대내외적인)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또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새롭게 또 만들어져서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과실을 누리면서 새 세상을 확실하게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