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은 왜 이재명 집권을 '괴물독재국가'라 칭했나 [정국 기상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5.28 04:00  수정 2025.05.28 06:22

이낙연 상임고문 27일 긴급기자회견

"범죄 혐의자가 입법·행정·사법 장악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

괴물독재국가 출현 막고 '제7공화국'"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개헌·공동정부 구성 등 연대를 선언하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1대 대선을 7일 앞두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현재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모두 장악한 '괴물독재국가 출현 저지'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천명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연대를 선언했다. 이른바 '반(反)이재명 빅텐트' 실현 가능성이 가시화된 것이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27일 오전 11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은 '괴물독재국가의 출현'이라고 규정하며 "김문수 후보와 나는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데 각자의 방식으로 협력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일찍부터 나는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내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범죄 혐의 없는 다른 후보라면 입법권과 행정권에 이어 사법권까지 장악하며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를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순리를 거부하고, 사법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후보를 내놓았다"며 "그 결과로 더불어민주당은 한 사람의 사법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모두 장악하는 괴물독재국가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모든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기괴하고도 절망적인 실상"이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제가 협력할 수 있는 여지를 처음부터 차단해 버렸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독재국가의 길까지 동행할 수는 없다고 나는 결론지었다"며 "한 사람이 입법·행정·사법의 삼권을 장악하고,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없앨 때까지 무리한 방법을 계속 동원한다면, 그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한 사람의 위험한 시도가 다른 권력으로부터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은 채 자행될 수 있다. 국가권력 전체를 한 사람이 장악하면, 모든 견제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이라며 "계엄 때처럼 견제기능이 살아 있느냐, 아니면 괴물독재국가로서 견제기능이 죽느냐의 차이는 엄청나다. 견제기능이 살아 있으면 민주주의는 회복되지만, 견제기능이 죽으면 민주주의도 회복불능으로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고문은 이같은 '괴물독재국가'의 출현을 저지하기 위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선거연대를 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우리 두 사람은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과 운영,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통합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구체적 협의는 양당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거론했고, 그는 경청했다"며 "그는 내게 선거 지원을 요청했고, 나는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저지하기 위한 나 나름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문수 "오죽하면 이낙연이 날 지지…
'괴물국가' 만들 괴물 우두머리가 이재명"
김민석 "사쿠라 행보의 끝, 지는 연합
공도동망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낙연 새민주당 상임고문의 '괴물독재국가' 견제론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반색하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저녁 생중계된 대선 후보 최종 TV토론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부정부패와 온갖 의혹을 가지고 자기 재판 안 받겠다고 재판중지법으로 스톱하고, 자기가 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는 아예 행위 자체를 없애버려서 '내가 지은 죄는 아예 죄목 자체를 없애버리자' 세상 천지에 이런 해괴망측한 발상을 어떻게 할 수가 있느냐"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낙연 대표도 '괴물국가'라고 했다. '괴물국가'"라며 "이 '괴물국가'를 만드는 괴물의 우두머리가 바로 이재명 후보 아니냐"라고 이낙연 상임고문의 발언을 빌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질타했다.


나아가 "오죽하면 이낙연 대표가 나를 지지한다고 하겠느냐. 그분이 나를 지지할 때 얼마나 많은 부담이 오겠느냐"라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가 반드시 답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동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아닌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며 "오죽했으면 민주당 전직 대표가 '괴물독재국가의 길까지 동행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겠느냐"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한 사람의 사법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모두 장악하는 괴물독재국가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독재국가의 길까지 동행할 수는 없다는 대목에선 현재 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수많은 폭거(暴擧) 시리즈가 연상된다"고 덧붙였다.


최영해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한때 민주당이라는 울타리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낙연 전 총리가 국민을 향해 이렇게 호소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라며 "당내 경선을 하면서 이재명 후보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낱낱이 파헤친 이 전 총리가 대선을 불과 일주일 남짓 앞두고 괴물국가 탄생을 막아달라고 온몸으로 호소하고 나선 것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세상이 얼마나 끔찍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누구보다도 이재명 후보를 잘 알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의 대국민 호소는 경계심을 넘어 섬뜩할 정도"라며 "오죽하면 덕담은커녕 이처럼 무시무시한 경고장을 공개적으로 날리는지 오로지 이재명 후보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겉과 속이 다른지 잘 알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이 상임고문을 '배신자'로 집중포화을 가했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쿠라(변절한 정치인)' 행보의 끝"이라며 "반헌법적이기 때문에 망하는 연합, 지는 연합"이라고 폄하했다.


또 김문수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 "'공도동망'(共到同亡·함께 넘어지고 같이 망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며 "결합했을 때 가장 확실하게 감점이 보장되는 파트너를 찾아낸 것을 보며 (김 후보의) 계산 기능이 붕괴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이너스 10점 이상에 해당하는 이 상임고문과의 결합에 무슨 정치적 의미나 감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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