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TK 비롯 영남권은 하락
윤여준·권오을 보수 인사 영입했지만
사법개혁 의지도 지역 정서와 괴리
TK 관계자들 '신중론'…거리 두기
6·3 대선을 사흘 남긴 상황 속 사전투표가 마무리되면서 지지층 결집 현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를 공표하지 못하는 '깜깜이 기간'에 들어갔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범보수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이재명 대세론'은 이어지고 있다.
후보별로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 끌어모으기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력했던 대구·경북(TK)에서 얼마나 표를 끌어내느냐가 관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34.74%로 최종 집계됐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1542만3607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20대 대선 때 세운 최고 사전투표율(36.93%)에 견줘 2.19%p 낮은 수치다. 지난해 총선의 사전투표율(31.28%)보다는 3.46%p 높다.
첫날 사전투표율은 19.5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틀째인 30일엔 오후 들어 20대 대선 같은 시간대 투표율보다 낮았다. 과거와 달리 토요일이 끼지 않은 평일 이틀간 사전투표가 실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과 비교해 호남권은 오르면서 50%대를 웃돈 반면, 대구·경북(TK)을 비롯해 영남권은 하락해 20~30%대에 머물렀다.
전남의 사전투표율이 56.50%로 가장 높았고, 전북(53.01%), 광주(52.12%) 등도 50%를 넘겼다. 세종이 41.16%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25.63%를 기록한 대구였다. 그다음으로 부산(30.71%), 경북(31.52%), 경남(31.71%), 울산(32.01%) 등의 순이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80%선을 돌파할 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20대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77.1%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선거 초반부터 전통적 열세 지역인 TK에 공을 들여왔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권교체' 분위기가 주류라는 판단 아래,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 지역에서 중도보수 스탠스를 취해왔다.
역대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의 TK 득표율을 보면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구 21.76% 경북 21.73%를 기록했다. 같은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구 45.36%, 경북 48.62%였다. 지난 2022년 대선 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구 21.60%, 경북 23.80%로 20% 초반대를 보였다. 윤석열 후보는 대구 75.14%, 경북 72.82%였다.
민주당 측은 30% 이상의 득표율을 노려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책사라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고,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 보수정당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며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러한 '30% 낙관론'과는 별개로 이재명 후보의 확장력 한계가 명확히 드러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수도권 등에서는 선전이 예상되지만, 지지층 결집으로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드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등 중도층의 지지세가 약하다는 관측에서다. 민주당의 사법개혁 의지도 지역 정서와 괴리됐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TK 소속 민주당 관계자들은 초반과 달리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을 얼마나 받느냐도 있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도 보수 지지층으로선 큰 관심사"라고 거리를 뒀다.
또다른 경북도당 관계자는 "아무리 경북이 보수의 아성이라도 내란을 일으키고 내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지 않는 세력에게 다시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본다"며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라 해도 잘못할 땐 안 찍어줄 줄도 알아야 권력이 오만해지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들을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남은 기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호소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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