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갱스터’ 박원식(38)이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손에 글러브를 낀다.
앞서 박원식은 지난달 6일 인천 인스파이어아레나에서 열린 '블랙컴뱃 14 : 엔드게임' 메인 이벤트 최준서와의 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서 패한 뒤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은퇴 선언만큼 충격적인 장면은 경기 내용이었다. 박원식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으나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박원식은 경기 시작 후 달려든 최준서의 펀치를 피하지 못했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패하고 말았다. 1라운드 1분 16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결국 박원식은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너무도 싱겁게 끝난 경기를 두고 많은 말들이 쏟아졌고, 심지어 팬들 사이에서는 승부조작, 불법베팅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고 타이틀전 패배의 아픔을 어느 정도 덜어낸 박원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최준서와의 경기 내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코칭스태프는 경기 당일 박원식 선수의 모습이 평소와 달랐다고 했다.
박원식 : 원래 나는 ‘엔조이 파이터’였다. 유튜버로서 콘텐츠를 위해 경기를 즐기자는 자세로 임했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면서 ‘블랙컴뱃의 최하위부터 정상까지 가보자’는 마음이었다.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 자체를 즐겼다. 실제로 경기 당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정도로 여유도 넘쳤다.
하지만 모든 게 걸린 타이틀전이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부담이 밀려왔다.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특유의 즐기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과거 UFC 진출이 걸린 경기나 일본에서의 챔피언 도전 경기에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다. 생각이 너무 많았고 결국 내 실력이 부족해서였다.
Q : 그러면서 의도하지 않게 불법 도박, 승부 조작 이야기가 나왔다.
박원식 : 많은 분들이 나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게 나오다 보니 불법 베팅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황당했다. 솔직히 베팅을 해서 큰 돈을 손에 쥐었다면 유튜브를 하고 있겠는가.
만약 불법 도박, 승부 조작을 했다면 이미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을 것이고 조사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 것들과 무관하기에 이렇게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다.
Q : 야차와의 경기서 파이트머니 전부를 걸었다고 했다.
박원식 : 그렇다. 전부 걸었다. 계좌 내역을 보여 달라면 공개할 수도 있다.
Q : 경기에서 패한 후 곧바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3일 뒤 이를 번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원식 : 은퇴를 결심했을 당시에는 경기 결과를 감내할 자신이 없었다. 사실 몸과 마음도 지쳐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커 은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고 그날의 패배를 뼛속 깊이 새겨 반드시 다시 만나고픈 마음뿐이다.
Q : 하지만 콜아웃은 야차가 아닌 브라질 강자 '노블레스' 밀슨 카스트로였다.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나.
박원식 : 야차와의 리매치를 원하지만 그 전에 노블레스를 이기는 것이 순서라 생각한다. 나와 같은 날 무대에 섰는데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들었다. 랭킹 역시 어느새 3위까지 올라왔다. 노블레스를 꺾고 나면 야차와의 리매치를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
아! 그리고 노블레스가 한국 도착 당시 ‘코리안 갱스터 머리를 들고 브라질로 돌아간다’라는 말을 했다더라. 도발에 응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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