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데일리안 인터뷰
"108석 갖고도 뭉치지 못해 탄핵에 문 열어줘"
"41% 지지 국민 명령은 '제대로 싸우라'는 것"
"못 싸우는 자, 쇄신 대상…이길 전략 만들 것"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장동혁 의원은 소위 말하는 '싸울 줄 아는 의원'이다. 지난 2022년 6월 국회에 입성해 당의 원내대변인을 맡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장 의원은 판사 출신이란 전문성을 살려 들어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약하며 당원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이 같은 전투력은 수많은 당직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3년 12월에는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돼 총선 실무를 담당했고, 다음해인 2024년엔 전당대회에 출마해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수석최고위원으로 활약했다. 다른 의원들은 3~4선이 돼도 도달하기 어려운 당직들은 장 의원은 재선의 위치에서 이뤄냈다.
이 같은 인선은 오로지 장 의원이 확고한 신념과 소신을 가진 '일 잘하는 의원'이라는 평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특히 장 의원은 모습이 보이는 곳마다 빈틈없는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전투력을 보여줬고, 이는 재선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당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원으로 불리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 장 의원이 이번엔 당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라는 가장 중요한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나라고 이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가 왜 독배라는 걸 모르겠느냐. 그럼에도 그 독배를 들고 마시려는건 누군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면, 그런 요구가 있다면, 피하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자리라도 맡아 최선을 다하는 게 정치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그의 역량과 능력·전투력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거의 없다. 하지만 껄끄럽다고 할 수 있는 혁신파와의 관계, 그리고 윤희숙 혁신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인적쇄신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얻게 된 부정적인 프레임 등 당대표로 나아가기 위해 장 의원이 걸어가야 할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의원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포기하고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탄핵의 문을 열어준 꼴이 됐다. 그 때 문을 안 열어줬다면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며 "결국 탄핵으로 정권을 잃은 건 108석이란 의석을 가지고도 우리 당이 하나로 뭉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정부·여당과 제대로 싸우는 국민의힘을 만들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이를 위해 당을 하나로 뭉치는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장동혁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 도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당이 너무 어려운 시기다. 그래서 이번에 변하지 않으면 제대로 바꾸고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서 당을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출마했다. 저라고 이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가 왜 독배라는 걸 모르겠나. 그럼에도 그 독배를 들고 마시려는건 누군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면, 그런 요구가 있다면, 피하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자리라도 맡아 최선을 다하는 게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주제는 '혁신'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쇄신·혁신·개혁과 같은 말은 꼭 선거에서 패배할 때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가까운 이번 대선에서 일단 왜 졌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혁신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탄핵이다. 그 전으로 시간을 돌리면 계엄이었다. 물론 계엄은 잘못된 수단과 방법이었다.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계엄에 대해 헌재에서 뭐라고 했나. '야당의 의회폭거가 있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계엄이라는 수단을 쓴건 분명한 잘못이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에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그랬던 민주당은 계엄으로 인한 탄핵 대선 국면에서 국민에게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일정 부분 심판을 받았다. 반대로 얘기하면 국민들이 탄핵 당했음에도 우리 당에 41%라는 지지를 보내준 건 이제라도 제대로 싸워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제대로 못 싸우고 있다. 여전히 대선 민심을 받들지조차 못하고 있다. 매번 사과 하고, 오는 사람마다 사과 하고, 사과를 비석에 새기고, 사과문을 코팅해 벽에 걸어둬 매일 사죄하라는게 지금 국민께서 바라는 게 아니지 않나.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나가라는 것이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과 그 정부·여당인 민주당의 문제가 어디 한두가지냐. 거기에 맞서 제대로 싸워도 시원찮을 판에 우리는 내부에서 분열만 하고 있다. 혁신이나 변화·쇄신·개혁의 시작은 우리 스스로를 성찰하고 단일대오로 뭉쳐서 제대로 싸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혁신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돌이켜보면 더 큰 문제는 우리 안에 있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오자마자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면서 특검, 탄핵을 외치고 예산 폭거, 법안 강행 등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우리 당은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그래서 국정 수행을 제대로 뒷받침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어떨 땐 대통령과 불필요한 각을 세우기까지 했다. 계엄을 유발한 가장 큰 책임의 민주당에 있지만 제대로 싸우지 못한 국민의힘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계엄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도 계엄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됐다는 것에 동의하진 않는다. 계엄은 분명한 잘못이었다. 그래서 윤 전 대통령은 '임기단축 개헌'을 포함해 당시 상황을 정치적으로 풀 방법을 찾으려고 했고 그걸 당에 위임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 당이 그걸 풀어내는데 실패했다. 해결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포기하고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탄핵의 문을 열어준 꼴이 됐다. 그 때 문을 안 열어줬다면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결국 탄핵으로 정권을 잃은 건 108석이란 의석을 가지고도 우리 당이 하나로 뭉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정부·여당과 제대로 싸우는 국민의힘을 만들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혁신이다. 이를 위해 당을 하나로 뭉치는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여(對與) 투쟁이나 여당과의 협치를 효율적으로 이끌 전략이 있나?
"협치는 '같이 합시다'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잘 싸우면 여당은 저절로 협치를 하게 된다. 우리가 전투력을 가져야 궁지에 몰린 여당 쪽에서 손을 내미는 것이다. 매번 물러나고, 뒷걸음질 치고, 프레임 하나 툭 던지면 납작 엎드리는데 여당 입장에서 무슨 협치를 생각하겠느냐. 힘의 균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 당에는 뚜렷한 전략이 없다. 메시지도 통일돼 있지 않다. 한 이슈를 누가 언제 어떻게 키워서 각 상임위에선 어떻게 대응하고, 지역 당원으로까지 쫙 퍼트리는 전략이 없다. 우리가 혁신을 하려면 우선 모든 사람을 제대로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못 싸우는 분은 쇄신하고 제대로 싸우는 사람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 정통보수의 가치관이 확고하고, 제대로 싸울 줄 알고, 확실한 전략을 가진 사람을 발굴해 키워 다음 현실 정치에 띄워야 한다. 이 구조가 갖춰져야 상향식 공천이 가능하다. 제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공천받을 수 있는 시스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일하는 시스템, 그걸 만드는 건 전략과 정책이다. 그 전략과 정책 그리고 어젠다 선점 기능을 여의도연구원 개혁을 포함해서 꼭 이뤄내야 한다. 한 이슈에 대해 단 한 목소리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더 한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과 전술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의 또 다른 큰 테마인 '인적쇄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칙으로 돌아가보자.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강·정책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선거에 이기고, 그걸 바탕으로 국가를 이끌어,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적쇄신이나 청산을 주장하는 조경태·안철수 후보야말로 가장 먼저 그 쇄신과 청산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이야말로 가장 많이, 가장 상습적으로 당론을 어기신 분들이 아니냐. 안 후보는 심지어 김문수 후보에게 사퇴하라고까지 했는데 당론을 안 지킨 분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또 관저와 헌재 앞에 나갔던 분들을 혁신 대상이라고 얘기하면서 정리해야 된다고 주장하시는데, 누가 당론을 어긴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혁신파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안철수 후보께) 감사하다. 여러 번 대선 후보로까지 나오셨던 안 후보께서 이제야 나를 좀 경쟁 후보로 생각하는구나 싶서다. 안 후보께선 내가 모든 이슈에 대해서 본인과 반대된 선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나하고 싸우는 구도가 각이 설 것이라 생각하셔서 나를 비판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별로 좋은 전략인 것 같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선 (혁신파도) 안고 가겠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론을 어기거나 내부로 총구 돌리는 분들은 함께 할 수가 없다. 합의된 당론을 어기는 분들까지 같이 데리고 가자고 해서 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이 아니냐. 계속해서 당론 어기고 당내에서 충돌을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그게우리 전투력에 도움이 되겠느냐. 그런 분들이 바로 쇄신의 대상이다"
당대표에 당선되면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하는데 필승 전략이 있나?
"정부·여당을 향한 제대로 된 투쟁을 하면서 확실하게 대안이 될 수 있단 모습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통보수의 가치를 기본으로 하면서 민생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실력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게 되면 지방선거에서 또 진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새로운 인물들로 바꾸는 것이다. 국민들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새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조직부터 빨리 정비해야 한다. 지금 공석인 당협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싸우지 않고 있는 당협도 부지기수다. 우리 의석은 107석이다. 원외가 싸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 전국 254개 당협을 제대로 싸울 분들로 채워야 한다. 싸우지 않는 사람들부터 빨리 교체하는 것이 지선 승리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입당에 대해 사실상 찬성하는 입장을 냈는데?
"소신과 신념을 얘기한 것이다. 전 씨는 대선 때 꽤 많은 역할을 했다. 그런데 대선에서 지고나니까 쫓아내고, 심지어는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무조건 반대하는 분들에겐 전 씨와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당원 분들은 어떻게 하실건지 묻고 싶다. 오로지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에 모든 매를 맞고,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인가. 정치는 말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전 씨의 입장이 당의 입장과 완전히 다르거나 반복적으로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되면 일단 대화부터 해봐야 한다. 모든 세력을 품어서 지선과 총선을 이기는 방향으로 가야지 자신의 입장과 조금 다르다고 '나가라' '오지 말라' 할 건 아닌 것 같다. 누구나 다 지금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하지 않나. 그러려면 정면돌파도 필요하다. 정면돌파하지 않고 피하기만 하면 누가 우리 당을 믿고 도와줄 것이며 함께 가려고 하겠느냐. 나도 전 씨의 말이 다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배척하면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당이 돼야 한다"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본인 스스로가 여러 고민을 해서 내린 결정일 테니까 사실 내가 뭐라 말하긴 어려운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 한 전 대표와 내가 여러 입장에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나를 극우라고 말씀하시는데. 한 가지 아쉬운 건 이번에 같이 출마해서 당원들로부터 한 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출마하지 않으셨으니 무산되지 않았느냐. 그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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