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지출 특정 항목 집중…정부, 과잉 항목 관리 강화한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9.04 12:00  수정 2025.09.04 12:00

상급병실료·도수치료 상위 차지

환자 동의제·급여 전환 검토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가 특정 항목과 진료과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잉 우려 항목을 급여로 전환하고 환자 서면 동의제를 도입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24년 9월 비급여 보고자료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1068개 항목의 진료비 규모는 총 5760억원이었다. 같은 해 3월보다 38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병원(2559억원·44.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종합병원(1203억원·20.9%), 상급종합병원(686억원·11.9%)이 뒤를 이었다.


한방병원(449억원·7.8%)과 요양병원(358억원·6.2%)은 전기 대비 각각 48억원, 40억원이 늘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항목별로는 상급병실료 1인실이 553억원(9.6%)으로 가장 많았고, 도수치료 478억원(8.3%), 지르코니아 임플란트 234억원(4.1%) 순이었다. 척추 MRI(211억원), 척추경막외 유착방지제(195억원), 종양치료제 싸이모신 알파1(164억원), 연조직 재건용 재료(150억원), 체외충격파 치료(140억 원) 등이 상위 10개에 포함됐다.


이들 10개 항목이 전체 비급여 지출의 41.6%를 차지해 일부 항목에 지출이 편중된 구조가 드러났다.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1534억원(26.6%)으로 가장 많았다. 신경외과(816억원·14.2%), 내과(592억원·10.3%), 일반외과(385억원·6.7%), 산부인과(298억원·5.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병별로는 근골격계 질환이 1679억원(29.1%)으로 가장 높았고, 신생물(841억원·14.6%), 손상·중독(751억원·13.0%), 소화기 질환(533억원·9.3%)이 뒤를 이었다. 비급여 진료가 특정 질환군과 과목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 유형별로 보면 요양병원에서의 특징이 두드러졌다. 전체 비급여 진료비 358억원 중 21.9%(78억원)가 싸이모신 알파1 등 종양치료제에 쓰였고 도수치료(50억원·14.1%), 방사선 온열치료(44억원·12.4%)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노인·만성질환 환자 중심의 요양병원에서 비급여 약제와 시술 의존도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치과병원은 지르코니아 임플란트(220억원·44.1%)와 크라운(97억 원·19.4%)이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부는 비급여 쏠림 구조가 환자 의료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 4월부터 비급여 항목별 가격과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를 ‘비급여 정보 포털’에 공개하고 있으며, 과잉 우려 항목은 단계적으로 급여 전환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환자가 진료 전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서면 동의제를 도입해 선택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국민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비급여 보고자료를 활용한 비급여 정보 제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환자·소비자단체·의료계 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 의료비에 부담을 주는 과잉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