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이끄는 우승희 영암군수"농정대전환 이어 '영민씨'로 스포츠마케팅까지"[인터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9.17 10:11  수정 2025.09.17 10:13


우승희 영암군수. ⓒ 영암군

혁신의 기반을 다져왔던 전라남도 영암군(군수 우승희)이 괄목할 만한 성장에 이어 묵직한 결실을 맺고 있다.


영암군은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영암 만들기 추진 등 생산적 통합 복지 실현에도 근접하고 있다.


스포츠와 관광을 연계한 체류형 경제 관광 체계도 구축했다. 월출산 기찬랜드,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 등 매력적인 스포츠 및 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관광마케팅으로 지방소멸위기 속 생활인구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희망을 쏘고 있다.


계획 농정, 스마트 영농, 친환경 농업으로 영암 농정의 대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역 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RPC 현대화사업, 영암몰 운영 등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가 소득 증대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쌀 후원(3년 3000톤-서영암농협) 작업도 기획 및 지원했다.


이달 초 ‘살고 싶은 영암’을 만들어가고 있는 우승희 군수를 집무실에서 만나 영암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우승희 영암군수. ⓒ 영암군


Q: 최근 영암군은 RE100산단·그린시티 조성을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재생에너지 전환의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불산단을 중심으로 한 RE100 추진이 지역경제와 산업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나. 이와 관련해 중앙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달라.



-RE100산단은 영암의 미래 먹거리이자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이끌 거점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중단됐던 신재생에너지 사업들이 (정부가 바뀌면서)다시 시작된다. 국제적인 흐름을 볼 때도 계속 진행됐어야 했는데. 어찌 됐든 영암군은 에너지센터, 에너지 자립마을 등 꾸준하게 준비했던 사업들이 있기 때문에 RE100산단 조성 방향이 우리로서는 반갑다. 산단을 새로 구축해 추진하려면 최소 5년 소요된다. 기존 산단을 활용하면 이번 정부에서도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영암에는 산단이 있다. 대불산단은 조선업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재생에너지와 첨단산업의 도시로 새롭게 도약하려 한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610MW, 간척지 태양광 1,500MW를 대불산단에 공급해 2035년까지는 단지 전체가 RE10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조선업 중심이던 산단을 해상풍력 기자재 배후산단으로 전환해 국내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국산화율을 높여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다.


군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영암은 풍부한 일조량과 전국 최대 전력 수요처라는 최적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RE100산단 지정과 기업 유치를 적극 지원한다면 영암은 한 지역을 넘어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Q: 영암군은 고향사랑기부금을 통해 전국 최초로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를 개원했다. 1년 만에 지역 아동 3명 중 1명의 주치의 역할을 했다. 주민 삶에 큰 변화를 만든 이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추가로 준비 중인 계획이 궁금하다.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개원은 기부금이 주민 삶을 바꾼 가장 보람 있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영암에는 20년 넘도록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어 그 흔한 감기에도 진료를 위해 목포나 광주까지 2시간을 가야 했다. 그런데 전국에서 보내주신 고향사랑기부금 덕분에 작년 8월, 국내 최초로 공공형 소아청소년과를 개원할 수 있었다.


개원 1년 만에 벌써 2,200여 명이 진료를 받았다. 영암 아동의 3분의 1이 주치의를 갖게 된 셈이다. 비단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오신다. 예방접종, 성장 상담, 조기 질환 발견까지 집 가까이에서 안심하고 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귀 종양을 조기 발견해 청력을 지킨 사례도 있었다. 부모님들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안정이 된다’고 말한다. 젊은 부부들이 ‘우리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하는데 참 듣기 좋고 뿌듯했다.


이것이 바로 고향사랑기부금의 가치다. 단순히 돈이 모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고 지역의 미래를 살리는 데 쓰인다. 앞으로도 공공산후조리원, 청년·어르신 복지, 지역 의료 안전망 같은 분야에 기부금을 쓰면서 모범적인 고향사랑기부제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




Q: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F1 레이싱 경주장)은 국내 유일의 국제규모 서킷으로 최근 다양한 대회와 행사 개최로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 경주장을 어떻게 발전시켜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로 이어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은 이제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와 스포츠 관광을 대표하는 무대로 도약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국제규모 서킷답게 올해만 해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모터스포츠 카니발, 전남GT 같은 큰 대회들이 펼쳐지면서 연중 대부분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외 대회는 물론 동호회 행사, 기업 테스트와 연구개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간 10만 명 이상이 찾으면서 직접적인 경제 효과만 6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펼쳐진 ‘모터피아 페스티벌’은 튜닝, 드리프트, 체험주행은 물론 전시, 공연, 캠핑까지 즐길 수 있는 종합 축제다. 경주장을 찾는 분들이 단순히 경기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농특산물과 관광까지 즐기는 지역순환형 축제로 발전시키고 있다. 앞으로는 F1 전국마라톤, 어울림 육상, 전국사이클대회 같은 전국 규모 스포츠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경주장이 모터스포츠를 넘어 다목적 스포츠 공간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군은 꾸준히 경주장을 모터레저 복합공간, ‘모터피아’로 발전시키고 있다. 자동차 문화와 관광, 산업이 결합된 거점으로 키워내고, 중앙정부와 협력해 국제대회 유치 기반도 더 튼튼히 하겠다. 이곳이 앞으로 스포츠 관광의 핵심 무대, 영암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거라 확신한다. 경주장을 찾는 분들이 영암에 더 체류할 수 있도록 스포츠텔 건립 등 고급 숙박시설을 더욱 확충해 생활인구를 늘리는 것에도 힘쓰겠다.



ⓒ 영암군


Q: 영암군은 영암군민속씨름단(영암씨)의 100회 우승, 바둑팀 ‘마한의 심장 영암’의 준우승과 상금 기부 등 스포츠단이 활발히 활동하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런 성과의 의미와 앞으로 운영 방향도 알려달라.


씨름과 바둑은 이제 영암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자랑이자, 군민들에게 큰 자부심을 주고 있다. 먼저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이달 충북 영동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우승으로 창단 이후 통산 10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 씨름 역사상 최초의 성과이자 영암을 넘어 한국 씨름의 자부심으로 길이 남을 성취다. 군민과 함께 만들어온 팀이라는 점에서, 지역에서는 마치 호남의 KIA 타이거즈처럼 군민의 애정과 자부심을 한 몸에 담은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씨름은 농업과 산업이 어우러진 영암을 표현하기에 좋은 브랜드다.


또 바둑팀 ‘마한의 심장 영암’은 창단 2년 만에 KB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전국 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수단은 상금 2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고, 조훈현 국수님과 함께 국립 바둑연수원 유치 행사도 열었다.


앞으로도 스포츠단을 단순한 엘리트 선수단이 아니라 군민과 함께하는 지역 브랜드로 키워갈 계획이다. 씨름단은 ‘민속씨름 수도 영암’의 위상을 더 굳히고, 바둑팀은 연수원 유치와 연계해서 지역의 새로운 문화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 스포츠단이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경제와 문화까지 함께 이끄는 복합적 가치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Q: 앞서 언급한대로 영암은 대불산단을 기반으로 한 산업도시이자 농업도시다. 군수께서 강조해왔던 ‘농정 대전환’은 실제 어떤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농정 대전환은 한마디로 영암 농업의 근본 문제를 풀고, 농업인이 주체가 되는 농정을 만드는 것으로 그동안 농업인, 농민회, 농협, 군의회가 함께하는 협치 체계를 세워왔다. 기존 4개 농협만 참여하던 통합 RPC(미곡종합처리장)를 전체 농협이 참여하는 구조로 바꿨고, RPC 현대화 사업도 확정했다. 앞으로는 군 전체 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더 이상 영암 쌀이 다른 지역 쌀로 둔갑하는 일도 없을 테고 농가 소득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쌀값 하락은 해마다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인데, 작년에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열어 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경험이었다.


올해는 구제역이라는 큰 시련도 있었지만, 114일 동안 민관이 힘을 합쳐 종식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영암의 저력과 협력의 힘을 다시 확인했다. 앞으로도 협치농정위원회와 18개 품목별협의회를 중심으로, 특정 단체나 목소리 큰 사람만이 아니라 평범한 농업인 한 분 한 분이 존중받는 농정을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도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아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이 잘못된 방향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또 무화과 연구소와 가공유통센터, 무화과 테마파크 조성,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대봉감 공공수매,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같은 정책도 추진해 군민들께 힘이 되도록 했다. 기후위기, 쌀 소비 감소, 고령화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농정 대전환을 통해 영암 농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겠다.



우승희 영암군수. ⓒ 영암군

Q: 영암 쌀을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에도 후원하고 있다. 영암 쌀 자랑 한 번 해달라.


일단 간척지에서 나오는 쌀이다. 밥맛이라고 하면 단백질 함량이 낮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쌀 포장지에 단백질 함량도 표기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단백질 함량을 측정하는 측정기도 지급한다. 단백질이 많으면 밥맛이 없고 적으면 밥맛이 좋다. 비료를 적정 수준 또는 비료를 적게 넣어서 좋은 쌀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영암 쌀이 그렇다. 영암 쌀은 단백질 함량이 적어 맛이 좋다. 비료를 많이 주면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는데 우리는 친환경 쌀이라 비료를 많이 주지 않아 단백질 함량이 낮다. 그래서 밥맛이 좋다.




Q: 영암은 월출산 외에도 관광지가 정말 많다고 들었다. 추천할 만한 다른 관광지가 있다면?


영암은 단순히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체류하고 즐기며 회복하는 삶의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먼저 월출산의 기운이 듬뿍 담긴, 기운담길 365를 걸어보시길 권한다. 월출산 자락과 영산강을 잇는 365km의 길은 우리 고장의 산과 하천, 마을을 올레길처럼 연결한 코스로 낮에는 자연과 역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야간에도 갈 만한 관광지가 많다. 밤에는 상대포와 달맞이공원에서 야간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상대포는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떠났던 역사적 공간이고, 달맞이공원은 빛과 경관이 어우러져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숙박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군에서 운영하는 기찬재, 최근 다시 개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구림스테이, 그리고 오래된 모텔을 리모델링해 감성 숙소로 탈바꿈한 티켓 투 더 문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젊은 세대는 물론 가족 단위 관광객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다. 전통문화의 고장 구림마을,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얼이 서린 역사유적, 그리고 제철을 맞은 무화과와 고구마 같은 특산물은 영암만의 매력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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