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조사받다 상급자에 폭언한 서울시 공무원…法 "견책 정당"

피해자와 분리 조치에도 출근해 부서장 찾아가 막말

"조직 내 위계질서 문란하게 해…공무원 품위 훼손"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데일리안DB

직장 내 성희롱 등으로 내부 조사를 받던 중 상관에게 폭언한 공무원에 대한 견책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최근 공무원 A씨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및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A씨는 피해자와 분리 조치를 위해 휴가 명령을 받았음에도 무단으로 출근해 부서장 B씨에게 "당신은 있지도 않은 일로 훈계를 했다. 어디라고 훈계를 하느냐. 건방지다. 너나 잘해" 등의 폭언을 했다.

A씨는 2020년 4월 성희롱과 상급자 모욕 등 비위 사실로 해임되자 해임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2023년 성희롱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상급자 모욕만 징계 사유로 인정해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서울인사위원회는 지난해 A씨에게 상급자 모욕을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의 소청 심사 청구로 징계 수위는 견책으로 감경됐다.

하지만 A씨는 나아가 "B씨에게 한 발언은 그가 신고를 교사하고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한 대응으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견책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재차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의 발언은 선임 주무관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일 뿐 아니라 조직 내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며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훼손하는 행동"이라며 견책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비위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신고에 따른 조사 및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를 위한 직무상 명령을 어긴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단순한 상급자 모욕보다 그 비위 정도가 크다는 점에서 처분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