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익사한 20대 아들, 시신에 심장이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숨진 호주 국적의 20대 남성 시신이 심장 없는 상태로 가족에게 인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뉴스닷컴

지난 21일(현지시간) 호주 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퀸즐랜드 출신의 바이런 해도우(23)는 지난 5월26일 발리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한 개인 빌라 내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해도우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그는 업무 차 발리에 머무는 중이었다.

그의 시신은 사망 후 약 4주 후 호주에 사는 유족에게 인계됐다. 슬픔에 빠져있던 유족은 장례식 이틀 전 진행된 두 번째 부검에서 퀸즐랜드 검시관으로부터 해도우의 심장을 찾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알고 보니 해도우의 심장은 적출돼 인도네시아에 남겨져 있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아들의 심장이 우리도 모르게, 동의도 없이 어떠한 법적 또는 도덕적 정당성도 없이 발리에 버려졌다"며 "이는 비인도적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일"이라고 분노했다.

뉴스닷컴은 해도우가 숨진 지 나흘이 지난 5월30일에야 발리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것부터 의심스럽다고 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염이 진행된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해도우의 시신은 발리의 한 사립병원으로 이송돼 사망진단서가 발급됐고, 이어 발리의 한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호주로 송환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유족이 시신을 인도받기 전 이미 사망진단서가 발급된 것인데,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이 익사로 기재돼 있었다.

유족은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해도우는 평소 수영에 능숙했던 데다 키 178㎝로, 비교적 크기에 1.5m 수영장에서 익사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시신 곳곳에서 상처와 멍이 확인됐고, 특히 시신을 감쌌던 수건에서는 혈흔이 발견돼 의혹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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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우의 심장은 장례식이 끝난 뒤 반환됐다. 유족은 "아들의 심장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발리 영사관을 포함해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특히 아들의 심장을 가져오기 위해 몇 달을 기다리고, 700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 모욕적이었다"고 말했다.

장례식 전 해도우의 부검을 접수한 현지 법의학 전문가인 놀라 마가렛 구나완 박사는 뉴스닷컴에 "법의학적 부검은 인도네시아 법에 따라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며 "법의학적 부검에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장기 전체를 따로 보존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법에 따르면 법의학적 부검의 경우 추가 부검을 위해서 심장이나 뇌 등 주요 장기를 적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나완 박사는 해도우의 사인에 대해 알코올 중독과 항우울제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수영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시신에서 발견된 수많은 상처와 멍의 원인은 설명하지 못했다.

유족 측은 해도우의 사망 원인과 그의 부검 결과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호주 퀸즐랜드 수사 당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