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훈풍·개미 급증에 위탁매매 수수료 줄인하
점유율 증가는 대형사 한정…중소형사엔 효과 無
서비스 편의성·다양성 등 ‘비가격’ 경쟁력 강화해야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하’ 효과가 대형사에 한정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주식시장의 호황, 개인 투자자의 급증으로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하’ 효과가 사뭇 제한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우상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리테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단순 가격을 넘어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탁매매 서비스 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 증가, 미국 주식 및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또는 무료 이벤트를 잇달아 진행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국내주식 4bp(1bp=0.01%포인트), 해외증권 8bp로 2017년(국내주식 7.7bp, 해외증권 27.5bp) 대비 각각 3.8bp, 17bp 내린 수준이다.
이 같은 수수료 인하 및 무료 이벤트에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시장 점유율 격차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됐다.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가격 중심의 경쟁이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7~2024년 약 44개 증권사 중 위탁매매 수수료율 인하가 점유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대형 증권사에 한정됐다. 대형사가 수수료율을 1bp 인하하면 점유율은 국내주식 0.37%p, 해외증권 0.15%p 오른 반면 중소형사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상품 다양성, 서비스 차별화, 플랫폼 편의성 등 ‘비가격’ 경쟁력이 점유율을 좌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계좌 상품과 인프라를 보유해 상품 접근성이 높다. 특히 다양한 계좌 상품을 통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위탁매매 시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80% 이상으로, 단순히 저렴한 수수료보다 편리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충분히 낮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수수료 경쟁이 재점화해도 유효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비가격 요인 격차를 단기간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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