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남용에 방사선 노출↑…암 위험 기준 넘긴 환자 4만8000명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12.22 14:27  수정 2025.12.22 14:28

ⓒ게티이미지뱅크

컴퓨터단층촬영(CT) 이용이 늘면서 과도한 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간 방사선량이 암 발생 위험 증가 기준을 넘긴 환자가 4만8000명에 이르면서 불필요한 검사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연간 방사선량 100mSv를 초과한 CT 이용자는 4만8071명이다. 전체 촬영 인원의 0.6% 수준이지만 이들이 차지한 촬영 건수 비중은 4.3%였다. 해당 이용자의 환자 1인당 평균 촬영 건수는 13.2건으로 전체 평균 2.0건의 6.6배에 달했다.


연간 50mSv를 초과한 이용자도 21만686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촬영 인원의 2.9%다. 이들 역시 평균 촬영 건수가 7.7건으로 전체 평균의 3.9배 수준이었다. 방사선 노출이 높은 집단이 소수임에도 반복 촬영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최근 5년간 CT 이용 증가세도 뚜렷하다. CT 촬영 인원은 2020년 591만4000명에서 2024년 754만2000명으로 27.5% 늘었다. 같은 기간 촬영 건수는 1105만4000건에서 1473만9000건으로 33.3% 증가했다. 집단 유효선량 역시 30.4% 늘었다.


국제 기준에서는 방사선 피폭량이 100mSv를 넘을 경우 암 발생 위험이 0.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제방사선방어학회는 방사선 피폭량과 건강 위험이 비례한다는 선형무역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연간 고선량 노출 집단의 증가 속도가 전체 CT 이용 증가율을 웃돈다고 봤다.


우리나라 CT 이용 수준은 국제 비교에서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CT 촬영 건수는 333.5건으로 회원국 평균 177.9건보다 155.6건 많았다.


극단적인 사례도 확인됐다. 한 해 CT를 130회 촬영한 경우 추정 방사선 노출량은 234mSv다. 의료영상검사 연간 평균 피폭량의 111배 수준이다.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연평균 피폭선량과 비교하면 약 836배에 이른다.


국민 인식 조사에서는 의료방사선 용어 인지율이 87.8%로 높았지만 MRI에서도 방사선이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응답이 71.4%에 달했다. 건보공단은 정보 부족이 불필요한 검사와 중복 촬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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