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인디언의 운명
개화기 조선과 베네수엘라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민낯
한국의 미래, 동맹의 신뢰가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아메리카 인디언의 운명
원래 아메리카 대륙은 아메리칸 인디언의 땅이었다. 그러나 인디언은 이제는 북미에서는 그 광대한 땅을 백인들에게 모두 빼앗겼고, 남미에서는 백인에게 정치권력, 경제권력을 모두 넘겨주고 피지배층으로 전락했다. 특히 북미 인디언은 백인, 흑인, 히스패닉에 이어 4위 인종으로 소수화됐다. 그들의 잘못은 동맹의 실패였다. 먼저 1767년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인디언은 프랑스 편에서 열심히 싸웠으나 프랑스가 패했고, 영국의 모진 보복을 받은 인디언은 세력이 급감했다.
9년 후인 1776년, 아메리카 정착민들의 독립 전쟁이 시작되었다. 인디언들은 이번엔 식민종주국인 영국 편에서 싸웠다. 하지만 영국은 패했고, 1783년 파리에서 미국과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인디언을 배신하고 인디언의 영토 전체를 미국에 넘겨주었다. 신생 미국 정부는 인디언을 ‘패배한 적’으로 간주하고, 강압적으로 인디언을
조상의 땅에서 몰아내기 시작했다. 마침내는 척박한 땅에 마련된 인디언 보호구역에 갇히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개화기 조선과 베네수엘라
조선 말기 고종은, 임오군란 이후 대원군이 청국으로 압송되면서 다른 강대국에 기댈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유럽의 비주류 국가인 러시아였고, 1896년 러시아 공관으로 아관파천까지 감행했다. 당시 세계 최강대국인 영국이나 떠오르는 미국을 멀리한 것이다. 러시아의 남진 정책을 견제하던 영국은, 1902년 영일동맹을 맺고 조선을 일본 손에 넘겼다. 러시아는 1905년 러일전쟁으로 일본에게 패배했고, 미국은 일본과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맺고, 한국을 일본 식민지로 넘겨줬다. 조선이 국권을 빼앗긴 원인은 다양하며, 동맹의 실패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맹의 실패가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자원으로 중국과 가까워졌다. 베네수엘라 석유는 매장량은 많지만, 문제가 많다. 유황을 비롯한 불순물이 매우 많아 정제가 어렵고, 초중질유(超重質油)로 비중이 무겁고 점도가 매우 높아 일반 송유관 시스템으로는 운반할 수도 없다고 한다. 업그레이더 공정을 거쳐 중동산 고급 원유 수준으로 바꿔야 원유를 팔면서 제값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정유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업그레이더 시스템을 베네수엘라가 국유화하자 미국이 경제제재에 들어갔다. 서구 정유회사들이 모두 철수하고 업그레이더 시스템을 가동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희석제를 수입해 섞어 헐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헐값에 팔아도 사주는 정유사가 거의 없는 것이다. 중국 외에는. 중국은 막대한 시설 투자를 통해 고유황, 초중질유에 특화된 정제 설비를 구축했다. 대신 아무도 사주지 않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헐값에 수입해 정제한 다음 국제시장에 제값 받고 팔거나 자국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원유를 중국에 보내고, 중국은 달러를 원조하는 시스템이었다.
미국이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결국 최근일 새벽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베네수엘라는 가까운 미국의 기득권을 부인하고, 멀리 떨어진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 패착이었다. 역시 동맹의 실패다.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민낯
중국은 뒤늦게 국제사회에 복귀해 국제사회에 지지자가 별로 없었다. 궁리 끝에 일대일로 사업을 내세워 짧은 시간에 전 세계 많은 나라와 가까워졌다.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철도와 도로 등 사회 인프라를 건설해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간 나라가 한둘이 아니었다. 구소련 붕괴 후 갈 곳 없던 유라시아,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사회주의 저개발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기점으로 친중국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허울 좋은 사탕발림의 민낯이 드러나는 데는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사업은 모두 차관으로 추진했고, 사업에는 중국 기업만 참여할 수 있었고 모두 터무니없이 비싼 중국산 장비와 터무니없이 고임금인 중국 인력만 썼다. 결과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나라 대부분 어마어마한 빚덩어리에 앉게 됐다. 아프리카 지부티와 잠비아는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차관 상환을 대신했다. 일대일로 사업의 저의가 드러난 곳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다.
스리랑카는 인도양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 스리랑카는 남부에 항구 건설을 맡겼다가 부채를 갚지 못해, 그 항구의 운영권과 주변 부지를 중국에 99년간 중국에 임대했다. 파키스탄은 인프라 건설을 위해 600억 달러의 차관을 도입했다가 역시 전략적 항구 운영권을 40년간 중국에 넘겼다. 라오스는 고속철도 건설비 대신 메콩강의 수력전기 대부분을 중국에 넘겼다. 세 나라 모두 중국에 인도양 출구를 허용한 꼴이며, 중국과 관계가 불편한 인도의 배후를 치는 나라들이다. 20세기 초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 국가들에 조선이 국권을 잃었던 수법을 21세기 중국이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미래, 동맹의 신뢰가 결정한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한국은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다. 반도체와 선박, 자동차를 팔아 먹고사는 나라다. 중국이 우리 자동차를 수입하나, 우리 선박을 수입하나? 중국이 유사시 군대 보내 우리를 도와줄 것 같은가? 중국이 우리에게 핵연료를 제공하겠나, 한국의 핵 보유를 용인하겠나?
국제질서가 신냉전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힘의 논리로 결정되는 과거 권력정치(power Politics)로 회귀하고 있다. 이런 결정적인 순간일수록 한국은 동맹을 잘 선택해야 한다. 동맹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당장 미소 짓는다고 동맹은 아니다. 인간사도 그렇지만, 오히려 국가의 비극도 항상 달콤한 유혹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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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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