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도 '온플법' 논의 재점화…"과도한 규제, 법치주의 충돌 우려" [법조계에 물어보니 691]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1.15 18:18  수정 2026.01.15 18:19

민주당, 온라인플랫폼법 단일안 마련…플랫폼 기업 규제 대상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 적용 가능성…사전지정제·이중규제 쟁점

법조계 "규제 사전 지정 기준 불명확…명확성·평등원칙 위배 소지"

"영업비밀 제출 요구, 경영 자유 침해 우려…규제 공백 보완 필요도"

서울 시내의 한 쿠팡 차고지 모습.ⓒ뉴시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이른바 '쿠팡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에 다시 속도를 내는 가운데 법안의 사전 규제 방식이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특정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해 규제하는 구조가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고 행정부 재량이 과도하게 넓어질 경우 명확성 원칙과 평등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지난달 9일 국회에 계류돼 있던 16개 관련 법안을 통합한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단일안'을 마련해 이정문·김남근 의원 대표 발의로 국회에 개정 법률안을 제출했다. 온플법 단일안은 중개·광고·결제 서비스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연간 거래액이 1000억원 이상인 플랫폼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삼는다.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거래상 지위 남용, 자사 우대, 불공정 계약 관행 등에 대해 사전적 행위 규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쿠팡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과 일부 해외 사업자까지 포괄적으로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여당은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입법 구조 자체가 기존 법 체계와 조화를 이루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특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을 미리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이른바 '사전 지정제' 방식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험까지 전제로 사업 활동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위 발생 이후 위법성을 판단하는 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하는 법치주의와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조항에서 플랫폼 기업이 스스로 불공정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 역시 논란이다. 위법성에 대한 입증 책임을 기업 측에 부담시키는 방식은 무죄 추정의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알고리즘 구조나 영업 전략 등 핵심 정보가 요구될 경우 방어권 침해는 물론 영업비밀과 재산권 보호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존 법률과의 관계 설정 역시 쟁점으로 꼽힌다. 현재 플랫폼 기업은 이미 공정거래법, 전자상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규율을 받고 있는 만큼 온플법이라는 별도의 특별법을 추가하는 것이 동일 행위에 대한 중복 규제 또는 이중 처벌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법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사안을 특별법으로 다시 규율하는 것이 법 체계의 일관성과 체계 정당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신중론이 적지 않다.


여기에 더해 온플법을 둘러싼 논의가 통상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정부와 의회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자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로 해석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공정거래정책자문단 위촉식 및 자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해서 어떤 플랫폼이 언제 어떤 기준으로 지정되는지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므로 명확성 원칙과 법치주의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또한 동일 시장에서 경쟁 중인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규모에 따라 과도한 규제를 부과할 경우 평등원칙에도 위배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영업비밀 제출 요구는 기업의 자유, 재산권 경영의 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기존에도 홈쇼핑사, 대규모마트 등을 규제하는 대규모유통업법이 있는데, 그 법에서 온라인플랫폼을 규제하기 부족한 면이 있어 규제의 회색지대가 발생하였다"며 "이를 규제하기 위한 법으로 온라인플랫폼법을 만들었기 때문에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고 어찌 보면 규제가 필요했던 분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플랫폼법에서도 위 규정을 참고하여 규제 플랫폼을 규정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다만 규정 대상을 법률이 아닌 행정 고시 등의 방법으로 지정한다면 의회유보원칙에 반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규모유통업법의 정의규정을 추가하거나 기존 독과점법 등을 활용하여 규제가 가능해 보이는데 별도의 법을 만들어서 규제가 너무 많아지는 건 아닌지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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