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슈퍼사이클"…전선업계, 'AI'로 장기 성장 기반 구축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1.21 12:01  수정 2026.01.21 12:01

AI 인프라·전력망 교체·원자재 가격 상승 동시 작동

LS전선·대한전선, 수주잔고 확대 속 투자도 가속

LS전선 구미사업장 전경ⓒLS전선

전선 업계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초호황기에 진입헀다는 평가가 나온다. AI가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고,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급증한 데다,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 상승분까지 판매가에 반영되면서 업계 전반의 실적이 개선되는 구조적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전력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AI 확산에 따른 수요 급증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인상 ▲초고압·해저케이블 중심의 고부가 수요 확대라는 세 가지 호재를 동시에 맞고 있다. 업계 전반의 실적이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망 구축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북미·중동·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장거리 송전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며 고부가가치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기술 장벽이 높은 해저케이블과 초고압 전력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수요 흡수에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도 외형 성장의 한 축이다. 최근 국제 구리 가격은 공급 제약과 친환경·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구리 가격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전선업체들은 구리 가격 변동분을 일정 부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판매 단가 상승이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대표 전선업체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다시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수주 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고, 북미를 중심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의 수주잔고는 6조원을 넘어섰고, 대한전선 역시 3조원 이상의 일감을 쌓아두고 있다. 통상 전선 프로젝트가 수년 단위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대, 신재생에너지 투자, 노후 전력망 교체 등 여러 요인이 동력을 더하고 있다"며 "지금은 구조적인 성장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호조는 곧바로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LS전선은 북미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멕시코 생산법인에 약 2300억원을 투입해 생산기지를 확충하기로 했다. 기존 버스덕트 설비를 대폭 증설하고 자동차용 전선 공장을 신규 건설해 북미 시장 지배력을 전방위로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지 공급망을 확보해 가격 경쟁력과 납기 대응력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대한전선 역시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베트남에 초고압 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 능력을 키우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호황이 단기적인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산업 확산과 전력망 고도화는 수년 단위의 중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 있어서 전력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보니 인프라 산업의 위상이 바뀌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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