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울컥? 소영웅주의 진영 정치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1.26 07:07  수정 2026.01.26 17:31

이러니 대법관 늘리고 정권 마음대로 사법부 난도질하지….

이진관, 특검보다 더 센 23년형 선고 개인 정치질 아니면 뭔가?

국회의원 공천 바랐거나 운동권 대학생 같은 유치의 극치

판사도 검사도 특검도 다 결국 대한민국 수준, 나라가 한심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한덕수(76, 전주, 서울대-하버드대)를 편들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다.


그는 운이 다한 노(老)관료이고, 기회주의적이거나 소신이 부족한 하수인(下手人, 남의 밑에서 졸개 노릇을 하는 사람)이 평생 직업이다시피 한 불쌍한 수재(秀才)다.


끝이 대단히 불행한, 관운 만발 무자식(그는 화가 부인과의 사이에 자녀가 없다) 상팔자의 이 천상 공무원이 내란 종사 재판 1심에서 엉뚱한, 소영웅주의 판사를 만나 23년이라는 사실상 종신형(그의 나이+23년=99세)을 때려 맞았다.


그러나 한덕수가 99세까지 감옥에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2심에서 형량이 대폭 줄어든다고 보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 재판장 이진관(52, 마산, 서울대)은 특검(그냥 검사도 아니고 이재명 정권의 특검이다)이 구형한 15년에서 8년을 더해 23년이란 징역 연수(年數)를 선고했다.


왜 8년이 더해지고, 20년도 25년도 아닌 23년이란 숫자가 나왔는지 의문이다. 뭔가 타당한 계산법에 따라 산출된 햇수로 보이기 위해 그저 찍은 것 아닌가?


그는 한덕수에게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한 이유만 말했을 뿐 특검의 구형량보다 햇수를 왜 더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덕수가 윤석열의 계엄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한 것으로도 결론지었다.


주범 윤석열의 내란 확정도 전에 공범도 아닌 종사자의 내란을 확정했다. 어처구니없다. 누구 보라는 소영웅주의 정치질이 아니고 뭔가?


“내란이 성공해 헌법 질서가 폭력으로 무너지면 회복이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가담자들을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헌법 수호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

한덕수가 그날 상황을 숨기거나 얼버무린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내란 행위 가담’을 확정 짓고, 검사 구형량보다 늘려 선고한 것은 전례도 극히 드문 일 일뿐 아니라 한덕수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바라고 요구한 것이다.


국무총리 자리가 아무리 막중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한덕수가 했으면 좋았으나 하지 못한 일은 역사가 단죄해야지 사법이 단죄할 수는 없다. 그는 그가 한 행위로서만 처벌받아야 한다.


윤석열은 당시 극도로 흥분된, 광인(狂人)의 상태였다. 그렇지 않아도 바른말 하기 어려운 사람이 미치광이 대통령에게 뭐라고 말해 생각을 바꿀 수 있었겠는가?


이진관은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라고 한덕수의 속마음까지 훤히 읽는 판결문을 썼다. 지난해 11월 24일 재판에서는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말리지 못한 순간을 물으며 질책했었다.


(李) “윤석열이 대접견실을 나가서 비상계엄 선포하러 가는 걸 말리지도 않지 않았다.”

(韓)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사십몇 년 동안 없었고….”

(李) “그걸 윤석열한테 말씀하지, 그랬나? 비상계엄 하기 전에….”


말리지 못한 죄를 엄하게 묻는 건 이진관 같은 진영 판사나 하는 일이다. 세상에 그런 판결은 없다.


윤석열의 계엄은 법적으로는 내란이 맞을지 모른다. 무력으로 국민 대의 기관을 무력화하려 해서다. 하지만 국회에 들어간 군인이 18명이었다. 이들이 폭력을 행사해 계엄 해제 의결을 틀어막지 않았고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지도 않았다.


숫자가 훨씬 많은 보좌관에 떠밀려 야유당하고 쫓겨나다시피 했다. 그리고 선포 2시간여 만에 해제가 의결됐다. 따라서 실제로는 ‘내란 기도’나 ‘내란 미수’다.


한덕수는 이 2시간 내란 미수 행위에 반대도 못 하고 적극적인 동조도 안 한 채로 내란 가담자가 됐다. 역사는 승자가 쓰는 서술이듯이 단죄도 이긴 진영이 한다.


이진관이 장차 국회의원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건지 운동권 대학생 수준의 ‘울컥’ 판결을 한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런 진영 판결, 정치질이 이재명 사법 처리를 막는 검찰 해체, 베네수엘라식 대법관 대폭 증원 등 사법 파괴를 불렀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정권은 이런 얄팍한 판사들, 자기네 기관 없애 버려도 찍소리 못하는 검사들, 큰 감투를 준 정권에 그저 충성하는 특검들을 일찍이 알아보고 그런 난도질을 거리낌 없이 한 것이다. 이게 가감 없는 대한민국 국민 수준이다. 한심하다.


이진관은 판사라 할 수 없다. ‘2시간짜리 내란 미수’가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지’ 때문에 저지되기라도 한 양 그 대목을 읽으며 ‘울컥’했대서 하는 소리다. 유치의 극치다.


내란을 막은 건 보좌관도 시민도 아니다. 준비 없이 덜컥 저질렀다가 우스운 꼴을 당한 윤석열과 김용현 일당이 스스로 막은 것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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