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의장 '매파' 워시 지명에 달러 강세…셈법 복잡해진 한은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2.02 16:46  수정 2026.02.02 22:02

연준 이사직 등 정부기관 요직 거쳐…상원 인준 표결 통과시 6월 취임

워시 지명 소식에 달러화 강세…2일 환율 24.8원 오른 1464.3원 마감

달러 강세 흐름 당분간 이어질 듯…한은 통화정책에도 부담 작용 전망

"달러 강세 중장기적 신호…환율 1400원 중반 유지·1500원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에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난해 5월9일 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소재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국내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워시 후보자는 후보군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로 분류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준 차기 의장 후보로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며 그가 위대한 연준 의장 중 한 명, 아마 최고의 연준 의장이 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워시 후보자는 연준 이사직을 포함해 시장과 정부 기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인사로, 인플레이션 통제와 관련해 과거 매파 성향의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월가 안팎에선 그동안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 중 워시 후보자를 가장 '안전한 선택'으로 꼽아왔다.


워시 후보자는 상원의 인준 표결을 통과시 제롬 파월 의장의 뒤를 이어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워시 후보자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일시적으로 이어졌던 원·달러 환율 안정 흐름이 종료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4.8원 오른 1464.3원으로 집계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1465.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8% 오른 97.202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장중 95.506까지 하락했다가 가파르게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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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워시 후보자의 성향을 감안할 때 달러 강세 흐름이 단기간에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와 글로벌 자본의 미국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은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경우 한·미 금리 격차 축소 여지가 줄어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후보자는 매파적 성향이 뚜렷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지하는 인사다. 현재 기조가 유지된다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상당히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고, 상반기 인하는 어려워 보인다"며 "취임 직후 인하도 부담스러운 만큼, 하반기 이후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시점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시 후보자 지명은 달러 강세의 중장기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화적 인사를 지명할 것이란 기대에 달러인덱스가 하락했지만, 달러 가치 강화를 지지하는 인물이 지명되며 흐름이 바뀌었다"며 "미국 성장률과 자본 유입 등을 감안할 때 달러 약세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환율은 당분간 1400원대 중후반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1500원 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만 따르는 '꼭두각시'가 될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워시는 과거 바이든 정부 시절 금리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며 "워시 후보자가 실제로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미국의 물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쪽으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흐름에 대해서는 "최근 달러 강세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만 따로 약세를 보이던 흐름에서 벗어나 국제 추세에 다시 맞춰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지난 1~2년간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원화만 유독 약세였던 비정상적인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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