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장 "의협 집행부 의대증원 대응 미흡…주5일 40시간 준법투쟁 건의할 것"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2.11 14:18  수정 2026.02.11 15:00

정부, 5년간 3342명 단계적 증원 확정

황규석 회장 “증원 결정 과정서 집행부 대비 없어…무능에 실망”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일…집행부 일원으로서 회원들께 죄송”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2025년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타이베이시의사회 창립 80주년'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정부가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증원을 확정한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를 막아내지 못한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를 향한 책임론이 이어지고 있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숫자에 매몰된 증원 결정 과정에서 집행부의 대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의협 집행부의 무능과 책임 회피를 강하게 비판했다.


황 회장은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것은 단순한 의대 증원 문제가 아니라, 교육 여건 붕괴와 지역 필수의료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사안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 논리에만 매몰돼 결국 증원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지 집행부가 알고 있었다면, 최소한의 대비라도 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아무런 준비도 돼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집행부의 무능에 실망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보정심 제7차 회의를 열고 2027~2031년 5개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확정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기존 의대 정원 3058명에서 ▲2027년 490명 ▲2028·2029년 각 613명 ▲2030·2031년에는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를 포함해 각 813명을 단계적으로 늘린다. 5년간 총 3342명이 추가로 양성되며, 연평균 증원 규모는 668명에 달한다.


의협은 보정심 발표 직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모든 혼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증원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파괴된 의학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황 회장은 정부 비판과 별개로, 의협 집행부 역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가 나온 만큼, 집행부로서 책임지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사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향후 진행될 내부 회의에서 ‘주5일 40시간 준법투쟁’ 등 투쟁방식을 건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준법 투쟁을 시작으로 더 큰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신 역시 집행부의 일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회원들을 향한 사과의 뜻도 밝혔다. 황 회장은 “저 또한 의협 부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지금처럼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과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 상황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고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제시한 추계 결과가 충분한 근거를 갖추지 못했으며, 시간에 쫓긴 졸속 증원이라고 반발해왔다. 다만 기존에 총파업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던 것과 달리, 구체적인 집단행동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집단행동보다는 회원들의 기본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우선”이라며 집단행동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의협은 파업 등을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오는 1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추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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