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법 “통일교 해산 명령”…1조원대 자산 청산절차 개시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3.04 15:45  수정 2026.03.04 15:46

아베 피격 이후 4년…‘민법 불법행위’ 첫 종교법인 해산


일본 도쿄의 건물 입구에 있는 내걸려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의 로고. ⓒ AP/뉴시스

일본 고등법원이 ‘고액헌금 논란’을 빚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을 내린 원심을 유지했다. 종교법인법상 해산 명령은 고등법원 판단으로 즉시 효력이 발생해 교단 자산 청산 절차가 개시된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법원)은 4일 교단 해산을 명령한 도쿄지방재판소의 1심 결정을 유지하고 교단 측의 즉시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지난해 3월 1심 재판부였던 도쿄지방재판소는 통일교가 1980년대부터 40여년 간 헌금 강요 피해자 1560여명에게 204억 엔(약 1914억원) 규모의 불법 이익을 챙겼다는 등의 이유로 통일교 해산을 명령했다.


고법은 “헌금 피해는 악질적이며 공공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다”며 “해산은 필요하고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를 근거로 종교법인 해산을 명령한 것은 일본에서 처음이다. 교단은 최근 39억 엔 이상을 지급하는 등 피해 보상에 나섰다며 해산 사유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통일교가 과거 신도들에게 수천억원 규모의 헌금을 강요했던 행위를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불법으로 판단할지 여부였다. 일본에서 통일교의 악질적인 헌금 강요는 이미 잘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통일교는 지난 2008년 한 남성 신도에게 집안 가계도를 그리게 한 뒤 아내가 난치병에 걸린 건 “이 사람 때문”이라며 조상 중 한 명을 가리키고 “치료하려면 ‘조상 공양’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수정구슬이나 보살상 등을 구입하도록 하면서 현금 결제를 한 뒤 영수증 등 기록은 일체 남기지 않았다. 이렇게 5년간 1000만 엔을 반강제적으로 헌납하게 했다


해산 절차가 진행되면 교단이 보유한 1181억 엔 규모의 자산은 청산 절차를 거쳐 헌금 피해자 배상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교단은 최고재판소에 불복 신청을 할 수 있다. 최고재판소가 판단을 뒤집으면 해산 절차는 중단된다. 다만 쟁점이 헌법위반 여부가 될 가능성이 커 입증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건은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통일교 헌금 피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본격화됐다. 다만 해산 명령으로도 교단과 정치권의 관계라는 문제는 남는다. 아사히신문은 “교단과 자민당 의원들의 연계가 거론돼 왔지만 그 구조와 배경은 여전히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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