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도 수수료 시대”…배달앱 ‘정상화’ 논리 속 소비자·점주 부담 논쟁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3.06 06:44  수정 2026.03.06 06:44

3월 기점으로 배달앱 3사 모두 유료 체계 전환

플랫폼 “서비스 정상화”…투자 확대 필요성 강조

점주들 “수수료 부담 가중”…메뉴 가격 인상 우려

배달비 절약 대안 흔들…소비자 선택권 축소 지적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앞 배달의민족 스티커가 붙어 있다.ⓒ뉴시스

앞으로 배달앱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가 본격 적용된다.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 3사가 모두 포장 주문 유료화를 선언하면서다. 플랫폼은 서비스 ‘정상화’와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점주 비용 부담과 소비자 체감 가격 상승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며 논쟁이 커지는 모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이어온 포장 주문 서비스 무료 프로모션을 이달을 마지막으로 종료한다. 오는 4월부터 전통시장 및 상생요금제 매출 규모 하위 20% 이하 영세매장을 제외한 모든 입점업주들은 포장 주문 시 6.8%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쿠팡이츠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주요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모두 포장 주문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게 됐다. 배민은 2024년 7월 신규 점주들에게 6.8%를 일괄 부과하고 있고, 요기요는 2015년부터 매출규모에 따라 2.7~7.7% 차등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업체들은 이번 조치를 포장 주문 수수료 유료화가 아니라 그동안 유예해온 수수료 체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본래 서비스 도입 초기부터 수취해야 할 수수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미뤄오다가 이제야 적용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무료로 운영되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포장 주문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관련 기능 고도화나 프로모션 투자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체 주문 중 포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0%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포장 주문 수수료 부과 계획을 밝히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간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프로모션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수익 구조가 확보돼야 서비스 개선과 이용 확대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플랫폼 측 설명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배달 플랫폼의 수익 모델 확대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배달 중개 수수료와 광고, 배달비에 이어 포장 주문까지 수익 구조에 편입되면서 플랫폼과 자영업자 간 비용 분담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 수수료에 대해 그간 자영업자들은 강하게 반발해 왔으나 배달앱들은 포장서비스에도 배달 주문과 동일한 수준의 앱개발 및 유지, CS, 서버 운영 비용 등이 투입되어 무료 지원을 지속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공배달앱인 땡겨요와 먹깨비도 배달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포장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개보위로부터 대규모 과징금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긴축재정도 필요해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시민들이 음식을 포장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반면 배달앱에 입점한 식당 점주들은 부담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 구조상 포장 주문 수수료 역시 상당 부분이 점주 비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일부 업주는 포장 주문 가격을 별도로 책정하거나 최소 주문 금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외식업계는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 지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출은 줄고 고정비는 늘어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료·관리비·상시 인건비 등 매출과 관계없이 나가는 제반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매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사례까지 등장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규모가 작은 소규모 음식점일수록 배달 매출 비중이 높아 수수료 부담이 곧 수익 감소로 직결된다.


또한 중개 수수료 외 광고비·프로모션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음식점은 실제 매출의 절반 이상을 플랫폼에 내야 하는 구조가 생기고 있다. 이로 인해 영업 전략을 배달 위주로 바꾸거나,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가뜩이나 배달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등 플랫폼 이용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가 붙게 되면 점주들의 비용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부담이 결국 메뉴 가격 인상이나 포장 할인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외식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주문 앱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음식점은 여전히 배달앱을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자체 앱 구축에 필요한 개발·운영 비용 부담이 큰 데다 기존 배달앱에 익숙한 소비자를 유입시키기도 쉽지 않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점주들이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장 주문을 적극 권장해왔는데 이제 포장에도 수수료가 붙는 구조가 됐다”며 “배달이든 포장이든 결국 플랫폼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 돼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체감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포장 주문의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장 주문은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수료가 붙을 경우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차라리 배달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장 주문이 배달비를 절약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 도입이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포장 주문은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수료가 붙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며 “결국 ‘차라리 배달을 시키자’는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이용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점주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배달앱 대신 매장에 직접 전화해 포장 주문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미 배달앱 주문에 익숙해져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포장 주문에 별다른 혜택이 없다면 이용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수수료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이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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