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처방·의정협의체·전공의…김택우 의협 회장의 '숙제'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3.12 13:47  수정 2026.03.12 13:54

성분명 처방 저지 궐기대회 열고 강경 대응 예고

의정협의체 협상·전공의 관계 회복 등 현안 산적

재신임 얻은 김택우 회장, 남은 임기 리더십 시험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성분명 처방 저지 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 속에 탄핵까지 거론됐던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성분명 처방 반대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다시 한번 의료계 현안 대응의 전면에 섰다. 성분명 처방 대응과 의정협의체 협상, 전공의와의 관계 회복 등 복합적인 과제가 동시에 쌓이면서 남은 임기 동안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성분명 처방 반대…의약분업 백지화 선언”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성분명 처방 저지 궐기대회’를 열고 “성분명 처방 법안이 강행될 경우 의약분업 제도 자체의 전면 백지화까지 선언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소관 법안 53건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이날 소위에는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다른 안건을 먼저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법안 심사는 진행되지 못해 다음 달로 미뤄졌다.


해당 개정안은 수급 불안정 의약품의 경우 의사가 해당 약을 처방할 때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의협은 이 같은 입법 움직임이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하고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성분명 처방이 강행된다면 이를 의약정 합의의 일방적 파기로 간주하고 의약분업 제도 자체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할 것”이라며 “저 김택우가 앞장서겠다. 처방권이 유린당하고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투쟁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의정협의체·전공의 관계 회복도 ‘과제’
한성존 대전협 회장. ⓒ연합뉴스

의협은 현재 정부와의 정책 협의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둘러싼 갈등 이후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양측은 의정협의체 구성을 논의하며 의료 현안을 협의할 창구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정협의체가 단순한 대화 창구를 넘어 실질적인 정책 논의를 이끌어내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 내부 신뢰 회복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최근 전공의 단체가 정책 연구 조직인 ‘젊은의사정책연구원(YPPI·이하 젊의연)’ 출범과 사단법인 설립 논의 등 의료 정책 논의에 직접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계 내부 정책 주도권 구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28일 열릴 대전협 정기대의원총회에는 대전협을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이 의협 산하 단체가 아닌 독립적인 기구로 활동하게 될 경우 의료계 현안 대응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재신임을 발판으로 의료계 내부 결속을 다시 묶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성분명 처방 대응과 의정협의체 협상, 전공의와의 관계 복원 등 복합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남은 임기 동안 의협 리더십의 주요 시험대라는 것이다.


김 회장 역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에 통감하며 남은 임기 동안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발표 결과는 의협 14만 회원들의 눈높이와 기대에 온전히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한 회원들의 실망과 질책을 집행부로서 통감하며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현 집행부가 흔들림 없이 남은 현안을 해결하고 심기일전해 앞으로 남은 과제들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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