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안보 위기 더 악화하면…민간에도 차량 5부제 강제할 수 있을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711]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04.01 11:27  수정 2026.04.01 11:27

정부, 국제유가 더 상승할 경우 자원안보 위기 단계 격상 등 검토

차량 5부제 민간 확대 가능성도…시행되면 1991년 걸프전 이후 약 35년만

법조계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따라 민간에도 차량 운행 제한 확대 가능"

"구체적 대상 범위와 위반 시 제재 규정 불명확…헌법상 자유권 등 침해 우려도"

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 지난달 2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구청 주차장 입구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뉴시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나날이 급등하자 정부가 '의무 차량 5부제'를 민간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법조계에서는 현행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민간 의무 차량 5부제를 적용할 근거가 있다면서도 "전국 단위로 모든 민간에 차량 부제를 강제한다면 헌법상 자유권, 재산권,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자원안보 위기 단계를 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공공부문 차량 운행 제한을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전환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공공부문에 의무 적용 중인 차량 5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차량 5부제는 공공기관만 의무 적용되고, 민간은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량 5부제가 민간까지 확대될 경우 지난 1991년 걸프전 이후 약 35년 만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공공부문 차량 5부제의 민간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 "민간은 현재 자율 참여이지만, 다행히 주요 대기업과 은행권에서 자율로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요즘 아침에 차가 덜 막히기도 한다. 민간은 의무로 하게 되면 불편할 분들이 있어서 자율로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상황 악화 시 추가 조치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장관은 "자원 위기 단계는 현재 2단계(주의)이며 3단계(경계)로 올라가면 추가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 긴장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상승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115달러 수준까지 상승했고, WTI 역시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결국 앞으로 수 주 내 민간 차량 운행 제한을 포함한 고강도 수요 억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 사흘째인 지난달 29일 서울의 기름값이 1900원을 돌파했다.ⓒ뉴시스

법조계 전문가들은 현행법상 의무 차량 5부제를 민간까지 확대하는 건 가능하다면서도, 구체적 대상 범위와 위반 시 제재규정이 불명확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의무 차량 5부제 시행의) 법적 근거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두고 있다"면서 "해당 법률 제7조 제2항은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우려될 경우 차량을 포함한 에너지 기자재의 사용 제한을 명령할 수있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석유 위기가 장기화하는 경우, 차량 운행 제한을 민간에도 확대하고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민간에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7조에 따라 행정명령이 가능한데, 문제는 법 조문 규정상 구체적 대상 범위와 위반 시 제재 규정이 불명확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공공기관 주차 제한이나 특정 지역 운행 제한이 현행법상 가능할 수는 있지만, 만약 전국적인 단위로 모든 민간에 차량 부제를 강제한다면 이는 헌법상 자유권, 재산권,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의무 차량 5부제의 민간 확대는) 추가 법 제정 및 개정, 긴급재정명령 등에 의해서만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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