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원점 돌아간 서부선…사업비도 착공도 ‘안갯속’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4.01 14:33  수정 2026.04.01 14:38

공사비 상승세에 사업 여건 재점검…비용 증가 우려

두산건설컨소시엄 대응 계획도 ‘안갯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학교 정문 앞에서 서부선 도시철도 사업추진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서울시가 서부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민자) 참여자를 다시 선정하기로 하면서 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는 사업비를 올리고 재정사업 전환까지 검토하면서 사업 재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공사비 추가 상승 가능성 등 여전히 남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부선 민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를 발표했다. 컨소시엄이 지난달 31일까지 신규 출자사를 찾지 못해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부선은 서울 은평구(6호선 새절역)~관악구(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도시철도(연장 16.2㎞)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 서부 6개 자치구를 지나고 2호선과 6호선, 7호선, 9호선 등으로 환승할 수 있어 지역 주민 숙원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사업은 2015년 서울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된 후 2021년 두산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건설투자자(CI)로 참여하는 위험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으로 본격 추진됐다.


BTO-rs는 정부와 민간이 시설 투자비와 운영 비용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방식이다. 양측이 손실과 이익을 절반씩 나눠 한쪽에 위험이 가중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022년부터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건설원가는 오르는데 공사비는 그대로라 사업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에 2024년 GS건설(지분 17%)과 현대엔지니어링(지분 7%)이 사업을 포기했다.


서울시는 두산건설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를 마무리한 후 사업을 재추진한다. 사업비를 2조2500억원으로 증액해 새 사업자를 찾거나 재정사업으로 전환한다. 해당 절차를 고려할 때 사업 기간이 1년 6개월~2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향후 사업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후 고환율, 고유가가 이어지고 나프타 등 원자재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멘트와 페인트 등 건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잠정)를 기록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133.52)보다 0.13% 올랐고 1년 전 같은 기간(131.02)과 비교하면 2.04% 상승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정문 앞 서부선 도시철도 현장을 방문해 서부선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 뒤 명지대 학생들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에 더해 서울시는 서부선 추진 여건도 재점검한다. 오는 14일 서울시는 ‘서부선 도시철도 추진여건 변화 대응 검토 용역’을 발주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추가 공사비가 변동될 수 있다.


용역은 2024년 12월 고양은평선의 기본계획이 확정되는 등 서부선 여건 변화를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추진된다. 승강장과 전동차 차량기지 등 시설 증대 여부를 검토하고 차량기지를 옮기는 등 사업계획을 현실화하려는 목적이다. 용역기간은 10개월로 내년 상반기 중 공사비에 반영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신규 사업자 재공고에는 기초적인 내용만 반영돼 사업 추진 일정에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향후 용역 결과에 따라 공사비가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게 된 두산건설컨소시엄이 서울시 결정을 받아들이느냐도 변수로 꼽힌다. 컨소시엄 주간사인 두산건설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컨소시엄은 앞으로 10일간 서울시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이후 90일간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해당 기간까지 결정하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 처분이 확정된다.


건설사가 서울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에 불복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15년 서울시는 동북선 컨소시엄 주간사였던 경남기업이 회생절차를 개시하자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 처분을 했다. 이에 경남기업은 행정소송 대신 처분 1년 뒤인 2016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2020년 대법원까지 간 후에야 서울시 승소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은 아직 향후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급등한 공사비와 변화한 사업 여건, 민간투자 구조상 한계 등으로 민자사업 전반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을 단순한 건설출자자 모집 문제로만 표현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관련 내용과 향후 계획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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