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버티기’ 압박, 올해 만기 도래 주담대 2.7조
무주택자, 연말까지 전세 낀 다주택자 매물 매수 시 실거주 의무 유예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후 매물 출회 유도 전략이지만
아파트 매물 증가 ‘물음표’, 거래 절벽 일부 보완 효과에 그쳐
ⓒ데일리안 DB
다주택자 대출을 조이면서도 토지거래허가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투트랙’ 정책이 나왔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5월 9일 이후에도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의도인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 수도권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만 만기가 연장된다.
대출 만기 도래 시 상환 압박을 통해 다주택자의 매도를 압박하겠단 취지다. 현재 전 금융권의 다주택자의 수도권 아파트 만기일시상환 주담대 규모는 약 4조1000억원(1만7000건)이며, 이중 올해 만기 도래분은 약 2조7000억원(1만2000건)으로 추산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고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잠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고민이 담긴 대책”이라며 “이후에도 새로 대상이 될 수 있는 다주택 매물을 발굴하겠단 취지”라고 평가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에 대한 토허제 보완조치도 내놨다.
올해 12월 31일까지 만기일시상환 주담대를 이용 중인 다주택자 주택에 대해 무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 취득할 시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한다.
당초 토허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은 매수자가 주택취득 후 4개월 내로 실거주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임대차 계약 종료 4개월 전부터 거래가 가능했는데, 이번 조치로 잔여 계약기간이 길게 남은 매물도 즉시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올해 말까지 무주택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갭투자를 일부 허용해,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주담대 실행에 따른 전입 의무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내 전입신고를 해야 했지만, 토허제 보완 조치에 맞춰 ‘대출 실행 후 6개월’, ‘임대차계약 종료 후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까지 전입이 가능하다.
다만 시장에선 매출 증가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다주택자 매물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상당수가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어, 5월 9일 이후 우려되는 매물 잠김 현상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보완책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 제한은 주담대를 낀 아파트 투자를 차단하는 정도 영향이 예상된다”며 “주담대를 가진 경우에만 해당돼 이런 사례의 보유주택을 매물로 내놓더라도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규모로 예상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무주택자 입장에선 매수한 주택의 기존 세입자 일정에 맞추는 것보다 당장 입주 가능한 집을 계약하는 게 편하지 않겠나”라며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호가도 오르기 시작할텐데 대출도 잘 안 나오는 전세 낀 집을 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주인 입장에선 세금을 왕창 내느니 어떻게든 대출을 상환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시적으로 갭투자가 가능하지만, 매수자가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반드시 입주를 해야 하는 만큼 보증금 반환 부담도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갭 매입 실수요자도 유의가 필요하다. 자금조달 계획을 더욱 보수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퇴거자금 대출한도(최대 1억원)가 부족한 상황과 맞물리면 매수 후에도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해 입주가 지연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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