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 입장에서는 김광현을 선발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변칙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역시나 한국시리즈 단골이 무대에 올랐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옛말이 있다. 특히, 가을 고기는 아무나 먹는 게 아니다. '가을 DNA'를 보유한 유이한 팀으로 불리는 삼성과 SK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외나무다리서 맞닥뜨린다.
SK는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룬 팀이고, 삼성 역시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10년에는 SK가 정규시즌 1위, 삼성이 2위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SK가 한국시리즈 패권을 잡았다. 작년에는 정반대. 삼성이 1위, SK가 정규시즌 3위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올해는 삼성이 2위 SK를 8.5게임이라는 큰 격차를 두고 한국시리즈에 선착, SK와 롯데가 겨루는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지켜봤다. 여유만만 삼성과 와신상담 SK의 리턴 매치다. 다만, 작년과 달리 SK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아 작년보다 체력적 손실은 덜하다.
시리즈 숨은 변수 '조기강판 김광현'
‘2012 팔도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24일 대구구장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틀 전인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조기강판 당한 김광현의 깜짝 기용이 SK 마운드 운용의 숨은 변수다.
우타 중심 라인업인 롯데와는 달리 삼성 박한이-이승엽-최형우로 이어지는 좌타 중심 라인업이다. 롯데보단 오히려 삼성전에서 김광현의 경쟁력이 부활할 수도 있다. SK 이만수 감독 입장에서는 김광현을 선발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변칙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플레이오프 5차전 김광현의 조기 강판은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삼성에는 예상치 못한 악재로 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⅔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를 내주며 3실점했던 김광현은 당시 1회에는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뿌린 바 있다. 바가지 안타와 실책이 있어 그렇지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삼성은 김광현의 표적 등판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의 5차전 조기강판은 예상치 못한 ‘사태’였기 때문이다. 마치 삼성의 차우찬이 선발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필승조까지 연결시키는 역할을 맡듯, 김광현과 부시도 그런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삼성 류중일 감독의 선발투수 '1+1 전략'에 맞설 SK 이만수 감독의 변칙 마운드 운용법은 부시와 김광현의 변칙적인 쓰임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인 맞대결' 폭포수 커브 vs. 포크볼
한국시리즈 1차전은 우완 선발이 맞붙는다. 삼성은 우완 윤성환을, SK 역시 우완 윤희상을 내세웠다. 두 선발은 투구 스타일이 다소 다르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구사하는 반면, SK 선발 윤희상은 포크볼이 주무기다. 두 투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커브와 포크볼의 달인이다.
삼성은 올 시즌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다승 1위 장원삼(17승)-다승 3위 미치 탈보트(14승)-다승 5위 배영수(12승)-다승 7위 브라이언 고든(11승)이 합작한 선발승만 무려 54승에 달한다. 그런데 1차전 선발은 의외로 9승에 그친 윤성환이다.
삼성의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최소 승수를 올린 윤성환의 기용은 다소 의외다. 에이스 장원삼도 아니고 승률 1위 탈보트도 아니다. 이는 정규시즌 성적보다는 SK에 최적화된 선발 기용으로 분석된다.
윤성환은 팀 내 유일한 평균자책 2점대(2.84) 선발투수다. 장원삼을 비롯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모두 3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올 시즌 허벅지부상으로 인해 두 달 가량 선발에서 제외됐을 뿐, 구위는 삼성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감 있었다. SK를 상대한 평균자책 역시 3.00으로 안정적이다. 장원삼(4.43) 배영수(4.50)에 비해 SK전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좌완 에이스 장원삼은 2차전 선발로 예정돼 있다.
윤희상은 삼성전에 의도적으로 기용한 선발이 아니라 플레이오프 로테이션에 따른 결과다. 지난 17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한 뒤 일주일 만의 등판이라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윤성환은 정교한 좌우 로케이션 활용과 빼어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기교파 타입이다. 게다가 폭포수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반면 윤희상은 직구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뒤 포크볼 유인구로 타자들을 솎아내는 유형의 투수다.
같은 우완이지만 타자 공략법은 다소 다른 편. 타자들 입장에서는 폭포수 커브와 포크볼 유인구를 얼마나 잘 골라내느냐가 1차전 관전 포인트다.
조커 '심창민-데이브 부시'
삼성 마운드의 비밀병기는 핵잠수함 심창민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1년 삼성에 입단한 프로 2년차인 심창민은 최고 구속 151km/h의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이다. 역동적인 딜리버리가 '롤모델' 임창용(야쿠르트)과 상당히 닮아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부상 중인 권오준 대신 등록,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된다. 심창민은 차우찬과 더불어 불펜에서 조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SK 우타자들을 상대로 한 표적 등판도 예상한다.
심창민은 SK전 평균자책이 '0'이다. 8경기 7.2이닝 동안 8탈삼진을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0.214에 불과하다. 특히, 정규시즌 막판 KIA전에서 3타자를 모두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놀라운 구위를 과시한 바 있다. 당시 150km/h에 육박하는 포심을 지속적으로 뿌렸다.
SK 마운드 조커는 데이브 부시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43으로 좋진 않다. 하지만 삼성전 성적은 빼어나다. 시즌 3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패만 당하며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삼성전 피안타율은 0.200으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다만, 부시에게 우려스러운 부분은 대구구장 마운드 적응 문제다. 부시는 대구구장서 투구할 때마다 마운드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 바 있다. 문학구장에서는 안정적일지 모르지만 대구구장서 열리는 1,2차전에서는 '마운드 트라우마'가 마음에 걸린다.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부시는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부시의 예상 역할은 선발이 아닌 불펜 활용이다. 지친 필승조 박희수-정우람의 이닝 부담을 덜어주는 중간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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