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왔을 때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지만 경남이 최우선입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8일 2013년도 FA 명단 106명을 발표한 가운데 최고령인 골키퍼 김병지(42)가 과연 경남에 계속 머무를지 아니면 다른 팀으로 옮겨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병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최고령자이자 전체 선수(필드 플레이어를 포함) 가운데 K리그에서 최다 출전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 게다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영원한 라이벌이자 후배인 이운재(39·전 전남)의 은퇴로 김병지의 행보는 더욱 집중되고 있다.
김병지 선수 본인의 뜻은 "경남에서 앞으로 3년 더 뛰고 싶다"는 것이다. 김병지는 18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미 경남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의사와 함께 조만간 만나자는 얘기를 에이전트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사실 올 시즌 FA 시장으로 나오는 김병지가 재계약을 하려면 지난여름에 했어야 했다. 계약서에도 그렇게 돼있다. 그럼에도 김병지가 경남과 아직까지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것은 구단과 선수의 줄다리기 때문이 아니라 외부 요인이었다.
현재 경남은 구단주인 도지사와 함께 사장이 공석인 상태다. 김두관 전 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사퇴해 오는 19일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선거를 통해 도지사가 결정돼야만 구단주가 결정되고 이와 함께 사장이 임명된다. 경남으로서는 김병지는 물론이고 다른 선수와도 연봉이나 기타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때문에 김병지도 도지사 보궐선거가 끝난 뒤 열릴 협상 테이블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병지는 "지난 2009년 FC 서울을 떠나 경남에 왔을 때 이 팀이 내 현역생활의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하고 왔다"며 "FA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경남에 머무르고 싶다. 구단이 내가 생각하기에 합당한 선, 상식적인 선의 조건을 내놓는다면 무조건 사인하겠다"고 말했다.
합당한 선, 상식적인 선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다. 구단과 선수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병지는 "연봉 협상을 할 때 지난 시즌에 받았던 연봉과 함께 지난 시즌 활약도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합리적인 선에서 조건을 내놓는다면 경남과 계약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지는 2012 시즌 37경기에 나서 44실점을 기록했다. 2010년 35경기에 41실점, 2011년 33경기에 44실점과 비교했을 때 전혀 뒤처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최소한 올해 받았던 연봉 또는 그 이상이 합리적인 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전혀 녹슬지 않는 기량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역시 그의 나이는 무시할 수 없다.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벌써 44세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이 40대에도 뛸 수 있다고 하더라도 40대 중반에 들어서는 그의 나이는 구단이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병지는 이에 대해 "2년 계약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구단에서 1년 계약을 제시할 수도 있다. 1년 계약이라면 그에 따른 조건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연봉 협상을 할 때 다년보다 1년 계약일 경우 연봉이 그만큼 올라가지 않는가. 1년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만큼 내가 요구하는 연봉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병지는 앞으로 3년 더 뛸 수 있다고 말한다. 3년이라는 얘기는 다분히 700경기 출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지는 경남 이적 후 29경기를 뛴 지난 2009년을 제외하고 모두 3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현재 김병지의 K리그 출전기록이 605경기이기 때문에 3년은 700경기를 채울 수 있는 충분한 세월이다.
한편, 김병지는 자신의 이름을 딴 유소년 구장 건설에 계속 욕심을 갖고 있다. 김병지는 이미 남양주시에 유소년 구장 1호를 만든바 있다. 이 당시 김병지는 "해마다 하나씩 구장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소식은 뜸하다.
이에 대해 김병지는 "구장을 계속 만든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구장 2호는 경남 구단이 있는 창원에 만들고 싶다. 도지사가 선출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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