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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차기 선거 '파란불'? 문제는 안철수


입력 2013.06.28 10:58 수정 2013.06.28 11:04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여론조사 지지율 우위 '민주당×안철수 방정식' 어떻게 푸느냐 관건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높은 가운데 내년 서울시장 선거 최대변수는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인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선(再選)에 파란불이 켜졌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에게 한 번 더 시정운영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견이 50%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22~23일 ‘주요 지자체장 재출마 시 지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박 시장을 ‘지지할 것’이란 답변은 49.3%로 나타났다. 반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답변은 42.2%였다.

박 시장의 여권 대항마 가운데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 시장은 김 전 총리와의 가상대결에서 47.7%를 얻어 김 전 총리(36.8%) 보다 10%p 이상 높았다.

박 시장과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과 가상대결에선 53.0%대 34.5%로 박 시장이 크게 앞섰다.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과 대결에선 56.5%대 27.0%,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대결은 56.3%대 26.0%였다.

한편 글로벌리서치 조사는 서울, 경기, 경남, 충남 등 지방선거 관심지역 4곳의 유권자 각 800명을 대상으로 했고, 신뢰 수준은 95%, 표본오차 ±3.46%p다.

'가상대결' 박원순vs김황식 47.7%대 36.8%, 박원순vs나경원 53.0%대 34.5%

문제는 안철수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10.26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의원이 손을 들어준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 박 시장은 지지율 5%에 불과했던 당시의 모습이 아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안 의원의 도움 없이도 자력으로 서울시장 자리에 다시 앉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 의원 역시 정치인으로 옷을 갈아입고 독자세력화에 나선 상황이다. 내년 정치권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의원이 어떤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박 시장의 ‘재선 파란불’이 빨간불로 변할 수 있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6~17일 서울 성인남녀 7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시장선거가 새누리당-민주당 박원순-안철수신당 간 ‘3자대결’로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서울시장선거에 3자대결로 치러질 경우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이라는 응답이 46.0%, 민주당 박원순 30.2%, 안철수신당 17.0% 순으로 조사됐다.

박 시장입장에선 현재 높은 지지율을 ‘대세론’으로 키워 정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정치적 도의상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박 시장측이 기대와 맞아 떨어지지만, 변수가 많은 한국정치 지형이다. 이래저래 박 시장의 운명은 또 다시 안 의원의 손에 달린 셈이다.

박원순의 숙제 '안철수와 거리조절'+'안철수 빚 청산'

박 시장의 또 다른 과제는 ‘안철수와 거리 조절’이다.

우선 박 시장은 안철수신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이른바 ‘신당 합류설’에 대해선 일축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싫든 좋든 나는 민주당 당원으로 이미 입당을 한 상태다. 당연히 나는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해야 된다”고 밝혔다. ‘정치적 굴레이자 디딤돌인’ 민주당과 ‘은인’ 안철수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민주당쪽에 둔 모습이다.

또 안 의원을 둘러싼 자신의 역할을 ‘가교’로 한정했다. 그래야 협력관계라는 구도 내에서 경쟁도 가능하다. 박 시장은 “안 의원과 서로 경쟁이 있을 순 있지만, 크게 보면 야권이고 기본적으로 협력관계”라며 “내가 그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우리나라 정치라는 게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데, (안 의원에 대해) 미리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 이유는 없다”며 변수에 따른 ‘뒷문’을 열어뒀다.

다만, 지난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 받으며 안 의원에게 진 빚은 여전히 청산해야 할 ‘정치적 부채’로 남아 있다. 이에 박 시장은 “안 의원에게 정치적 빚이 있다. 갚을 수 있으면 갚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안철수신당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은 민주당 경선 관문도 넘어야 한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선 ‘여론조사 30’+‘TV토론 후 배심원 평가 30%’+‘국민참여경선 40%’로 일반 국민이 주도한 경선이었지만, 새단장을 마친 민주당의 당내 경선은 대의원 비중이 50%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당심(黨心)’이 부족한 박 시장에겐 불리한 조건이다. 확실한 대세론으로 ‘무경선 후보추대’로 직행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진 박 시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선 여당이 승리했으나 서울지역은 야당 지지가 높았던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박 시장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박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 아직 마땅한 후보군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재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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