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회견을 마친뒤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키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에 대한 시 주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과 북한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당국 간 대화 등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와 9.19 공동성명 등 국제 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공유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상호이해와 상호신뢰 제고 △미래지향적 호혜협력 강화 △평등원칙과 국제규범의 존중 △지역·국제사회의 평화안정과 공동번영 및 인류의 복지 증진에의 기여를 양국관계의 발전방향과 원칙으로 제시했다.
또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기 위해 정치·안보 분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사회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양 국민 간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촉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빈번한 상호방문과 상시적 소통 등 다섯 가지 세부 이행계획을 세웠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 간 경제협력을 무역과 투자 중심에서 첨단기술·정보통신·에너지·환경·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의 경우 양국의 모든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체결되도록 노력키로 했다.
이밖에 두 정상은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이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으며 지역·국제무대 협력을 위해 한·중·일 3국이 협력해로 의견을 모았다. 또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2008년 '9.19 공동성명 이행' 원론적 합의서 '북핵은 심각한 위협' 명시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한중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원칙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시 주석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두 정상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는 용인할 수 없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북한의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 안정 유지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08년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9.19 공동성명 이행’ 등의 원론적인 수준의 합의에 그쳤다.
또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후 전 주석에게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이었던 ‘비핵·개방·3000’을 설명했지만 이해를 구하는 수준에만 머물렀을 뿐, 어떤 확답도 듣지 못했다. 결국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북핵 폐기를 위한 건설적인 노력”이라는 형식적 문구만 들어갔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 대통령이 사실상의 ‘북핵 불용’이라는 원칙을 이끌어내고, 합의문에 명기화한 건 과거 회담과 비교해 괄목할만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 변화는 일찍부터 “북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천명한 시 주석의 원칙에서 기인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앞서 최룡해 인민국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때도 시 주석은 북한의 핵무기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대북 기조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아울러 이날 회담에서는 과거 정부에서 명문화에 머물렀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수립됐다. 양 정상 간 수시 교류와 경제협력체제 구축, 다양한 형태의 교류 확대, 북핵 불용,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착이라는 공동성명의 5대 합의사항이 그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역내 국가 간 대립과 불신을 신뢰와 협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오늘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전략적 소통과 신뢰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한중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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