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1점차’ 롯데…한화 없었다면 아찔?
이 정도면 악연도 보통 악연이 아니다.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기묘한 1점차 시리즈가 야구팬들로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롯데는 2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 23일(5-4)에 이어 이틀 연속 1점차 승리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두 팀은 유난히 많은 1점차 승부를 펼치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3월 30일 사직 경기를 시작으로 10차례 격돌 동안 1점차 승부만 무려 8차례였다. 그만큼 양 팀의 대결이 종이 한 장 차이의 치열한 박빙승부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로 웃는 쪽은 롯데였다. 롯데가 한화에 8승 2패로 우위를 점하는 동안 무려 7승이 1점차 승리였다. 1점차에서 한화가 웃은 것은 지난달 15일(3-2) 한번 뿐이었다.
6위를 기록 중인 롯데가 5할 승률을 넘길 수 있었던 요인도 한화 덕이 컸다. 롯데는 개막 2연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이틀 연속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초반 5연승을 달렸다. 이번에도 전반기 막바지에 5연패를 당하며 주춤했으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시 한화를 만나 똑같은 1점차 2연승을 내달리며 원기를 충전했다. 롯데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한화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면 한화에게는 롯데 때문에 시즌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막 2연전에서 롯데에 역전패를 당하며 개막 13연패의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롯데와의 1점차 승부만 모두 잡았더라도 최소한 8위 NC와의 운명은 바뀌어있었을 것이다.
1점차 승부는 보는 쪽은 재미있겠지만 당사자들은 피가 마른다. 그나마 힘겹게라도 이긴 롯데에 비하여 매번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희망고문을 반복해야하는 한화로서는 심리적 트라우마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이날도 수차례나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며 연장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어쩌면 그게 꼴찌 한화의 한계였는지도 모른다.
이틀연속 롯데에 1점차 악몽을 당하며 후반기 분위기 전환을 위한 심기일전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감독 통산 1500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둔 김응룡 감독은 후반기 5할 승률을 목표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으나 롯데 악연에 고개를 숙이며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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