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EAFF에 공문 전달 “일본 정부에 유감”

욱일기-현수막 논란 관련 공식입장 전해

일본 정부 측 비난에 “대단히 실망스런 일”

대한축구협회가 EAFF에 공문을 전달하고 한국 응원단을 비난한 일본 정부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2013 동아시아연맹(EAFF)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논란이 된 대형 현수막과 욱일승천기에 대해 31일 EAFF에 공문을 전달했다.

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문 전달 사실을 밝히면서 “축구대회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 일본 정부의 관방장관과 문부장관이 비난하고 나선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 응원단은 지난 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고,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가 그려진 대형 걸개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일본축구협회는 경기 직후 EAFF에 항의 공문을 보냈고, EAFF는 대한축구협회에 입장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한축구협회는 공문을 통해 “욱일기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역사적인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다. 그런데 일본응원단은 이날 경기시작 직후 대형 욱일기를 휘둘러 우리 응원단을 크게 자극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문제 발생 후 즉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 과정에서 붉은악마의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축구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협회 회신 전문]

주지하다시피 욱일기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역사적인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입니다. 그런데 일본응원단은 이날 경기시작 직후 대형 욱일기를 휘둘러 우리 응원단을 크게 자극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습니다.

앞서 한국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한일전 직전 대형 현수막을 기습적으로 설치했으나 대한축구협회는 축구와 관련된 FIFA규정과 대회규정을 설명하고 사전에 대형현수막을 접어놓도록 조치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전 도중 일본 응원석에서 욱일기가 펼쳐지자 화가 난 붉은악마가 현수막을 게시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의 끈질긴 설득에 붉은악마측은 현수막을 철거하긴 했으나 항의표시로 한국팀 응원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대한축구협회는 문제 발생 후 즉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 과정에서 붉은악마의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축구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은 이미 이날 경기를 참관한 일본축구협회측 인사들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여겨집니다.

협회가 EAFF에 회신한 위의 내용처럼 이번 사태는 복잡한 과정이 있었습니다. 또한 축구경기도중 벌어진 일인 만큼 양국 축구협회가 서로 충분히 협의해 해결해 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의 고위관리까지 한국을 비난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일본 응원단이 대한민국 수도 한가운데에서 대형 욱일기로 응원한 사실은 외면한 채 한국 측의 행위만을 부각시키는 태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