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나선 민주당 '국민 호소' 시민들은 '냉랭'

김수정 기자

입력 2013.08.01 14:05  수정 2013.08.01 14:12

오는 3일 오후 6시 청계광장서 대국민 보고대회 예정

장외투쟁에 나선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천막 국민운동본부가 설치된 서울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천막 국민운동본부를 서울광장에 설치하고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선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1일 서울시청역 출구에서 시민들에게 홍보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 국정조사 우리는 큰 관심 없어요. 먹고 살기도 힘듭니다.”
“아무리 그래도 국회의원은 끝까지 국회를 지켜야지. 그것이 격에 맞는 것 아닌가?”
“바빠요. 관심 없어요.”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국정원 국조 필요하죠. 다만, 민주당이 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민주당이 1일 국회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특위가 증인·참고인 채택문제로 파행된 것에 항의, 장외투쟁에 나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배수의 진을 쳤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현장 의원총회는 물론 직접 시민들을 만나 홍보물까지 나눠주는 등 ‘대국민 호소’에 나섰지만 시민들 상당수가 ‘국정원 국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민주당이 새누리당과의 협상에서 밀린 채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격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청 앞 잔디 등 환경미화를 담당하고 있는 59세 이모씨(남)는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소개한 뒤 “지금 국민들은 국정원 국조 정상화보다 ‘민생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더 크다. 국회의원들이 그 점은 간과한 채 이 같은 정쟁을 벌이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씨는 이어 “특히 국회의원들이 주 무대인 국회를 접어두고 여기에 나온 것이 보기에 썩 좋지만은 않다”며 “새누리당에 밀려 장외로 나온 모양새다. 차라리 국회에서 더 치열하게 새누리당과 싸우고 협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9)도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서울광장 나들이를 나왔는데 솔직히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며 “다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국정원 국조정상화 촛불집회에 참가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과거 2009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경우 우리 아이들의 먹을거리와 직결됐기 때문에 참가한 적이 있었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다를 것 같다”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같은 시민들의 무관심은 민주당 지도부가 의총연설 이후 홍보물을 배포하고도 큰 진전을 보이지는 못했다.

김 대표 외 약 80여명의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5분경 광화문 도처에서 시민들에게 정책홍보물을 배포했다.

특히 시청역 출구 앞에서 홍보물을 배포한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의 경우, 역 밖으로 나오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고개 숙여 악수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일부 보수성향의 시민들이 김 대표에게 돌진 “김한길 사과하라”고 막무가내로 소리를 질러 경찰이 제지하는 일도 벌어졌고, 일부 시민들은 민주당 지도부들의 인사를 외면한 채 급하게 출구에서 벗어났다.

민주당 장외투쟁 첫날 ‘국민 호소’ 시민들은 ‘냉랭’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마련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단 한 번도 국조 포기를 말한 바 없다”며“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원내외 투쟁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국민과 함께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반드시 국정원 개혁을 이뤄내겠다. 이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국민과 함께 모든 방안을 강구해 역사적 책무를 다할 것이며 민생을 제대로 살피는 일, 을(乙)을 살리는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을 겨냥, “새누리당의 국조 거부 행태는 분명한 국정 농단으로 무엇이 두려워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증인대에 세우지 못하는 것인지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진실을 애써 외면할수록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전 원내대표도 “마침내 민주당이 광장에 민주주의와 국정원 개혁을 위한 진지를 쳤다”며 “새누리당의 꼼수와 거짓과 위선과 방해가 우리 민주당을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와 열기와 요구를 외면한 채 자기들만의 정치, 자기들만의 야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한 발을 광장에 딛고 섰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쟁취하기 위해서 민주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국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김 대표가 직접 본부장을 맡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주말인 오는 3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 촉구’를 위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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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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