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전력질주’ 어수선…꿋꿋한 류현진 10승 의지
컵스전 5.1이닝 11피안타 2실점 승리 투수
3회 퇴장과 전력 질주 등 악재 속 컨디션 유지
류현진이 데뷔 21경기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각),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동안 11피안타 2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방어율은 종전 3.14에서 3.15로 소폭 올랐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단 경기 두 자리 수 승수를 달성하며 롱런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최단 기간 10승은 백차승의 27경기이며, 서재응(38경기)과 박찬호(66경기), 김병현(123경기)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경기는 돈 매팅리 감독이 퇴장 당하는가 하면 류현진도 루상에서 전력질주를 펼치는 등 정상적인 투구를 펼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위기는 1회부터 찾아왔다. 첫 타자 데이빗 데헤수스와 주니어 레이크로부터 연속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컵스의 강타자 앤소니 리조와 마주했다. 류현진의 피칭은 조심스러웠다. 낮게 제구된 4구째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참지 못한 리조는 유격수 앞으로 타구를 보냈고 병살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늘어났다.
4회초 공격에서는 쉴 틈이 없었다. 첫 타자로 등장한 류현진은 센터 방면으로 안타를 뽑아내 1루를 밟았다. 이어 후속타자 마크 엘리스가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를 하다 퇴장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부리나케 뛰어나와 거칠게 어필을 했고, 동시에 2명이 퇴장 조치 당하는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휴식을 취해야 할 류현진은 그대로 루상에 있어야만 했다. 급기야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안타 때 2루 주자였던 류현진은 홈까지 전력질주하는 파이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유 있게 홈을 밟았지만 류현진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료들의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는 자칫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곧바로 이어진 4회말 수비 때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스터린 카스트로와 콜 길레스피에게 2개의 2루타를 내준 류현진은 이날 경기의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그래도 류현진은 꿋꿋했다. 6회 1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10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무려 11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삼진을 6개나 솎아냈고 위기 때마다 땅볼을 유도해 더 이상의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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