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에 한다는 말이 가관
뒤늦은 조치에도 "한발 더 앞으로 나가 추진"
“(일본) 정부가 한발 더 앞으로 나가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가 일평균 300톤 정도 바다로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오염수 유출을 막기 위해 ‘빙벽’을 세운다고 하면서 한 말이다.
사후약방문,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말로 ‘때가 늦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도쿄전력의 부적절한 처사로 오염수가 지하수와 섞여 바다로 유출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일본 정부가 비난받는 건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스가 장관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정부가 한발 더 앞으로 나가 추진하기로 했습니다”며 오염수 차단을 위한 ‘빙벽’을 쌓는다고 7일 알렸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는 비난이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한발 더 앞으로 나가 추진한다’다는 표현을 쓴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대책회의에서 오염수 유출과 관련 “국민의 관심이 높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도쿄전력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확실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뒤늦게 주문했다.
‘빙벽’은 원자로 건물 주변에 흙을 얼린 뒤 쌓은 것으로, 지하수 유입 자체를 막는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가 배정한 예산만 약 4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대책에 처음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이같이 늦게 조치를 취한데 대해 정치적 판단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참의원 선거를 3일 앞둔 18일, 후쿠시마원전에서 목격된 수증기에서 고농도 방사능이 검출됐지만, 도쿄전력은 “방사능 수치에 변화가 없다”고 알렸다. 그리고 21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 지 3일이 지난 24일 도쿄전력은 종전의 발표를 뒤집고 “초고농도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번복했다.
당시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은 선거 전 84석에서 선거 후 115석으로 압승을 거둬 ‘제2당’에서 ‘제1당’으로 도약해, 브레이크 없는 아베의 장기 집권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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