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드래곤’ 료토 마치다(35·브라질)와 ‘빅 마우스’ 차엘 소넨(36·미국)의 이른바 ‘주차장 매치’가 잠정 보류됐다.
라이트헤비급에서 활약 중인 마치다가 미들급으로 체급을 내려 경기를 치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UFC 다나 화이트 회장은 21일(현지시각) ‘FOX Sports NOW’에 출연해 마치다와 팀 케네디(33·미국)가 UFN 31에서 격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동양무술로 무장한 마치다와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고른 기량을 갖춘 케네디의 승부는 분명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여기에 마치다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향후 챔피언 전선의 복병으로 떠오를 수도 있어 체급 전향 첫 경기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마치다와 소넨의 대결은 각각 다른 색깔을 띤 파이터들의 대결인 데다 스토리까지 탄탄해 매우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창의적(?)’이면서도 집요한 '트래시 토커'로 악명이 높은 소넨은 특히 브라질 파이터들을 겨냥한 악담을 퍼부어왔다. 미들급 시절 당시 최강자였던 앤더슨 실바를 비롯해 브라질 유명 파이터들에 대해서도 인신공격에 가까운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라이트헤비급으로 올라와서도 그치지 않았다. 이른바 ‘공공의 적’으로 낙인된 상태다.
소넨이 기량은 형편없고 입만 살아있는 스타일이라면, 결코 화제가 될 수 없다. 미들급 시절 대표적인 2인자로 꼽혔던 소넨은 라이트헤비급에서 뛰면서도 탄탄한 기량을 과시했다. 압박형 그래플링위주의 단순한 패턴이지만 파워와 레슬링이 워낙 뛰어나 웬만한 선수들은 알면서도 당하기 일쑤다.
최근 소넨은 또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18일 미국 보스턴 TD가든서 열린 'UFC FIGHT NIGHT 26' 메인이벤트에서 ‘대장군’ 마우리시오 쇼군(32·브라질)을 제압한 것. 상위체급 챔피언 출신의 쇼군을 맞이해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특유의 레슬링 기량을 앞세워 그라운드 공방전으로 끌고 간 뒤 1라운드 4분 47초 만에 길로틴 초크로 끝냈다.
‘대어’ 쇼군을 낚고 흥분한 탓일까. 소넨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옥타곤으로 반더레이 실바를 혼내러 가면서 비토 벨포트, 그리고 경기를 마치고 가는 길에 주차장에서 료토 마치다를 마구 두들겨 패줄 것”이라며 브라질을 대표하는 파이터 세 명에게 동시에 독설을 내뱉었다.
마치다는 소넨 말을 듣기 무섭게 트위터를 통해 “다나 화이트 대표가 나와 소넨의 매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소넨과의 대결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소넨으로서는 움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위권 강자 쇼군을 물리쳤다고는 하지만 마치다는 또 다를 수 있다. 격투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상대성’이라는 것이 있다. 마치다는 소넨에게 매우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쇼군은 이전부터 레슬러에게 자주 고전했지만, 마치다는 ‘레슬러 킬러’로 불릴 만큼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오래 전부터 스모를 익혀온 마치다는 상대를 밀어내고 당기는 힘이 강할뿐더러 클린치싸움에도 능하다. 게다가 날렵한 스텝을 바탕으로 치고 빠지는데 능해 저돌적으로 들어오는 상대를 제압하는 요령도 있다. 상대적 세기를 따지기에 앞서 쇼군보다는 마치다가 소넨을 제압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소넨의 강력한 레슬링파워는 그동안 고전을 예상했던 경기들을 수없이 뒤집었다. 경기 초반 테이크다운에 성공한다면 상대성을 떠나 누구든 제압할 수 있다. 마치다가 레슬러에 강하다지만 어쨌든 최근 ‘대천사’ 필 데이비스(28·미국)에 판정패하기도 했다.
어쨌든 사연 많고 흥미진진한 둘의 대결은 일단은 무산됐다. 하지만 현재의 대립각이 좀 더 커지고 마치다와 소넨이 자신의 다음 경기를 이긴다면 매치업은 언제든 성사될 수 있다. 둘의 대결을 간절히 원하는 팬들의 아쉬움 섞인 탄성이 지금도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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