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홈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1회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 그리고 3점 홈런을 연속 허용하며 무너졌다.
5이닝 5안타 4실점으로 물러난 류현진은 지난 20일 마이애미 말린스 원정(7.1이닝 6피안타 3실점) 이후 2경기 연속 패전투수(5패)가 됐다. 2점대 후반을 유지하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방어율)도 3.08로 치솟았다.
1회에 약한 징크스가 다시 노출됐다. 시즌 첫 연패의 아픔도 1회 단 한 번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1회초 보스턴 선두타자 제코비 엘스버리를 유격수 앞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지만, 2번 셰인 빅토리노를 사구(HBP)로 내보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류현진이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이후 3번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1사 1,2루 위기에서 4번 마이크 나폴리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위기에서 류현진은 5번 자니 곰스에게 좌중월 3점포(비거리 127m)을 맞고 1회에만 4실점 했다. 곰스에게 맞은 홈런은 90마일(144.8km)짜리 초구 포심 패스트볼.
1회 이후 류현진은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4실점 이후 허용한 안타는 단 2개, 삼진은 무려 7개나 솎아낼 정도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0-4로 뒤진 5회말 타석에서 닉 푼토가 대타로 등장, 89구만을 던진 채 강판했다.
보스턴전 1회 '잃은 기록들'
시즌 5패째(12승)을 당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4자책점) 1피홈런 7탈삼진을 기록, 경기 전 2.95였던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08로 올라갔다. 원래 맞대결 상대였던 라이언 뎀스터가 뉴욕 양키스전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빈볼을 던져 5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게 첫 번째 화근.
뎀스터 대신 버거운 시즌 11승 투수 존 레스터와 맞대결을 펼쳐야 했다. 뎀스터는 올시즌 승(6)보다 패(9)가 더 많고 평균자책점이 4.77에 이르는 투수다. 류현진으로선 더 강한 상대와 맞대결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게다가 리그 정상급의 좌완과의 맞대결은 언제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1회에 잃은 게 4점과 시즌 13승만은 아니었다. 경기 전까지 홈 11경기에 등판 6승 1패 평균자책점 1.78의 강한 면모를 보였던 류현진의 11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은 보스턴전 1회 4실점 때문에 끊어졌다. 무사구(無死球) 기록도 깨졌다. 지난 20일 마이애미전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와의 신인왕 라이벌 대결에서 시즌 4패를 기록한 후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선발 26경기 만에 기록한 첫 연패다.
류현진의 깨지지 않는 '15구 딜레마'
경기 초반 약한 징크스가 보스턴전 1회 4실점으로 또 나타났다. 류현진은 투구 15구 내에서 피홈런이 무려 5개다. 일반적으로 한 이닝 당 투구수는 15개에서 20개 사이다. 1회 이내에 류현진의 당일 호투 여부가 판가름 나는 셈.
시즌 피홈런 12개 중에서 무려 5개를 15구 내에서 맞았다. 30구까지 포함하면 7개의 피홈런. 이날 곰즈에게 허용한 홈런까지 포함하면 8개, 즉 시즌 13피홈런 중 8개가 30구 이내에 나온 셈. 시즌 피홈런의 62%에 해당하는 수치다. 피홈런의 절반 이상은 30구 이내다. 즉, 1회와 2회에서 허용했다는 얘기다.
15구 이내 피안타율은 무려 0.347으로 시즌 피안타율 0.249보다 1푼 가까이 높다. 결국, 류현진은 15구 이내 승부를 조심했어야 했다. 15구 이내 0.347의 피안타율은 15구~30구 사이에선 0.241로 떨어진다. 류현진은 15구를 던진 다음에야 투구 감각이 회복되는 게 데이터에서 묻어난다.
류현진은 휴식일에 연습투구를 하지 않고 바로 등판한다. 이런 습관은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지만 경기 초반 투구 감각을 회복하는 부분에선 바람직하지 않다. 류현진이 15구 이내 승부에서 부진한 이유는 한화 시절부터 자신이 게임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닝 이팅을 염두에 둔 개인 투구 전략의 허점이 초반 승부의 약점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슬로우 스타터에 속하는 류현진이 보완해야 할 점은 15구 이내 1회 승부 요령이다.
투구 전략 수정 필요
보다 강력한 구위와 집중력을 1회부터 쏟아 부을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 불펜이 약하던 다저스가 아니다. 불펜의 안정감을 회복, 투구수와 이닝 이팅을 중시하는 투구 전략보다는 강력한 초반 승부로 전략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 지금 다저스는 한화와는 정반대다.
2회에 던지는 투구 감각을 1회부터 살리는 패턴도 나쁘지 않다. 1회 승부가 순조로우면 2회는 하위타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특유의 완급 조절을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 미리 몸을 풀어놓는 게 성적을 끌어올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이다. 3선발인 류현진은 3선발 체제로 전환될 포스트시즌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닝 이팅보다는 초반부터 강력한 승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개념은 완투형 투수가 아니라 먼저 던지는 투수다. 류현진 투구 전략은 경기 초반과 포스트시즌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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