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음모' 이석기 의원실, 가림막치고 문건 파기
<현장②>기자들 "무슨 일이냐" 물어도 묵묵부답
증거인멸 우려에 국정원측 문따려하자 극렬 저항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실 관계자들은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국가정보원과 수원지검 공안부(최태원)가 28일 이 의원에 대한 내란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자택과 의원실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발부하자 행동에 돌입한 것.
오전 7시 50분 의원실 관계자들은 의원실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창문의 가림막을 내리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문틈으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창문 가림막 틈새론 관계자들이 각종 문건을 확인하며 분주하게 나르는 모습이 보였다. 압수수색에 대비한 각종 자료를 파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기자들이 문을 두들기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8시 10여분께 국정원 직원과 검찰 수사관 20여명이 도착해 의원실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의원실 측은 완강히 맞섰다. 의원실 측 관계자는 “변호인이 올 때까지 들어갈 수 없다”고 버텼고, 국정원 측은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들어가려고 했다. 막아서는 자와 들어가려는 자의 밀치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정원 측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관련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현장인 이석기 의원실에 들어가겠다”면서 강제로 출입문을 따고 들어가려고 하자, 관계자들은 고성을 내지르며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5분여동안 대치 끝에 국정원 직원이 의원실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지만, 몸싸움은 계속됐다.
압수수색 소식을 들은 같은 당 의원들도 몰려와 “공안탄압이자 또 다른 긴급조치다”, “이게 무슨 짓이냐”며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사진을 찍는 국정원 직원을 향해 압수수색 적법성 여부를 따지며 고성을 질렸다.
오전 10시 50분께 홍성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대표 공간인 입법기관 국회에서 검찰은 당사자가 있지 않고, 고지도 안 된 상태에서 무력-완력으로 집행하겠다고 한다”며 “통진당은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을 묵과할 수 없고 이후 벌어지는 모든 일은 공권력인 검찰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압수수색 집행이 안 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집행이 안 됐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우위영 전 대변인의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등 일부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홍 대변인은 압수수색이 집행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 의원실에서 상황을 지켜 본 통진당 관계자에 따르면, 우 전 대변인의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과 업무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와 관련, 압수수색 소식을 들은 이정희 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는 낮 12시 이 의원실 앞 복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부정선거의 실체가 드러남에 따라 초유의 위기에 내몰린 청와대와 해체직전의 국가정보원이 유신시대에 써먹던 용공조작극을 다시 21세기에 벌이고 있다”며 “국정원의 범죄행각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고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촛불저항이 거세지자 촛불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공안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 모두를 종북으로 몰았듯 모든 민주세력을 내란범죄자로 지목하고 압살해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이 의원과 우위영 전 대변인, 김홍열 경기도당위원장, 김근래 경기도당부위원장, 홍순석 경기도당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박민정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등의 사무실 및 자택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현재 검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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