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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충격적 사건"이라는 민주당, 속은 '끙끙'


입력 2013.08.29 14:14 수정 2013.08.29 14:21        조소영 기자

김한길 당 워크숍에서 "혐의 사실이면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 사건"

국정원 국내 파트 축소 주장에 힘빠져, 장외투쟁에도 '악재'

민주당이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부터 내란음모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 등과 관련, 선긋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28일 해당 사건이 터진 뒤 민주당은 중립적 입장을 취하며 통진당 측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당의 수장인 김한길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깜짝 놀랐다. 이제까지 알려진 혐의가 사실이라면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며 “언론에 실린 대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사실이라면 이는 또 하나의 국기문란사건으로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뒤이어 “국정원 개혁이 국민적 요구로 대두된 시점에 불거진 사건”이라며 국정원도 겨냥하긴 했지만, 이때까지 당이 국정원을 비판해오던 것에 비해 발언의 강도가 약했다. 특히 당 안팎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을 경우, 단골메뉴처럼 나오곤 했던 ‘민주주의 세력에 대한 탄압’과 같은 발언은 없었다.

앞서 배재정 대변인의 브리핑도 김 대표의 기조와 같았다. 그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 의원 등의 사무실·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원이 국회까지 들어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현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보며 추가로 브리핑을 하겠다”고만 했다.

'이석기 사태' 때문에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 힘 빠져?

민주당에게 일명 ‘이석기 사태’는 악몽의 시작일 수 있다. 사태의 여파가 커지면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고 있던 국정원 개혁, 민생 이슈는 서서히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지는 것은 물론 지난 4.11총선 당시 씌워졌던 종북 이미지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쪽 편이 아닌 이러한 중립적인 발언들이 이어지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석기 사태’로 28일부터 피해를 입었다. ‘사초 실종’ 사태 뒤 한동안 잠적하던 문재인 의원이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 대표를 찾았지만, 해당 사건으로 크게 세간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 의원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해도 언론의 관심은 “문 의원이 언제쯤 천막 또는 촛불집회에 나타나느냐”였다.

29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문 의원까지 참석한 국정원 개혁 및 민생이슈에 대한 워크숍을 열었지만,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 당직자는 ‘이석기 사태’를 언급하면서 “기자들 반이 빠졌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뒤 잠적했던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무엇보다 국정원 개혁에 있어 국내 파트 축소 문제에 열을 올렸던 민주당의 목소리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힘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혁을 앞둔 국정원이 국면전환용 카드로 ‘이석기 사태’를 꺼냈다는 비판적인 분석이 나오면서도 해당 사건을 국정원 국내파트가 잡아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파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표방함과 동시에 국정원 개혁이나 민생 문제 등에 있어 이번 사태에 휘둘리지 않겠단 입장을 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워크숍에서 “한 발은 광장에 딛고, 다른 한 발은 국회에 딛고 민주주의 회복과 민생 살리기를 위한 첨병의 역할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굳은 결의로, 긴 호흡으로 집요하게 투쟁하고 도전해나간다면 반드시 우리는 승리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면서 “정국파행의 정상화, 국회의 정상화 여부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했다.

'종북 불똥' 또 튀기면...

아울러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종북 불똥’이다. 4.11총선부터 지난 대선까지 민주당은 ‘종북 프레임’에 갇혀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했다. 10월 재보궐선거가 코앞이고, 6월 지방선거까지 있는 상태에서 ‘종북 프레임’은 민주당에게 커다란 악재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4.11총선 당시 통진당과 야권연대를 이뤘다. 하지만 총선 전후로 통진당 안팎으로 부정선거가 터졌고, 그 배후로 통진당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에 대한 ‘종북설’이 나돌았다. 이 의원은 경기동부연합의 수장으로 알려진다. 이때 연대를 이뤘던 민주당까지 ‘종북딱지’가 붙었다. 대선 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 의혹까지 터지면서 이 딱지를 떼기가 더 어려워졌다.

대선까지 패배한 뒤 세워진 문희상 의원을 수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안보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애를 썼다. 당 워크숍을 연평도로 가려는 계획도 세웠었고, 이 계획이 어렵게 되자 지도부가 연평도를 따로 찾았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터지자 여당인 새누리당보다 먼저 국회 정론관을 찾아 북한을 비판하는 브리핑을 내놨다. 당헌당규 개정 때는 ‘우클릭’ 논란까지 일었다. 이 때문에 당시 ‘민주당의 안보행보’가 따로 화제가 될 정도였다.

문 의원은 비대위를 마무리하면서도 민주당이 ‘안보정당’임을 강조했었다. 그는 당시 “튼튼한 안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게 보수라면 민주당은 왕보수, 경제민주화, 보편적복지, 한반도평화 등을 지키는 게 진보라면 우리는 왕진보”라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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