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만으로도 이석기 여적음모죄 혐의 충분
전문가들 "'폭파' 발언 북이 남침했을 때 후방교란행위"
주사파 출신 인사 "RO 역사 보면 북한과 연계는 필수적"
내란음모죄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혁명조직(RO) 성원들에게 현재까지 나온 녹취록만으로 ‘여적음모죄’ 혐의가 충분히 성립한다는 주장이 3일 제기됐다.
이석기 의원과 RO 성원들이 지난 5월 12일 합정동 RO 모임에서 평택 유류저장고 폭파, 혜화동 KT지사 등 통신시설 파괴 등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논의했기 때문에 여적음모죄 혐의가 충분히 성립한다는 것이다. 여적음모죄는 적국과 함께 대한민국에 맞서는 것을 모의하는 죄를 의미한다.
이날 서울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한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에 대한 진단과 전망’ 긴급좌담회에서 이재교 시대정신 대표는 “북한은 헌법상 적국이 아니라 반국가단체이기 때문에 이석기와 RO의 구체적인 파괴 모의는 국가보안법상 여적음모죄에 해당한다”면서 “북한이 남침했을 시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하면 후방교란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교 대표는 “이석기가 모두발언에서 ‘물질적 기술적 준비’를 하라는 발언만으로 RO 성원들이 가스·유류저장고 폭파, 전화국 파괴 등의 구체적인 행위에 대한 발언이 나왔다”면서 “이는 이석기와 소수의 구성원 사이에서 이미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표는 “이석기는 모임을 주도했으며 토의가 끝난 후 마무리 발언까지 했기 때문에 이날 나온 발언 전부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현재까지 공개된 녹취록으로는 이석기를 비롯한 RO 성원들의 내란음모죄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내란음모죄가 성립하려면 국토 일부를 점령하거나 국가시설을 점거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모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 공개된 녹취록 내용 중에는 국토를 점령하겠다는 등의 모의 내용은 없는 상태”라면서 “이들이 유류창고 등을 폭파한 다음에는 국토 일부나 국가기관을 점거할 계획이었는지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날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과거 주체사상파(주사파) 출신의 인사들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북한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북한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시설과 유류저장소 등을 습격하는 구체적인 논의가 벌어졌다는 것은 북한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또한 혁명조직(RO)같은 단체를 이끌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연계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이석기 그룹은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폭파를 거론하는 등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는 것을 볼 때 북한이직접적으로 관여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기홍 대표는 “RO의 역사를 보면 북한과의 연계는 필수적”이라면서 “북한과의 연계가 있어야 종북의 완성이자 조직 내부에서 정당성·정통성을 인정받는다”면서 “이석기가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걸쳐 금강산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사실은 북한과의 직접적인 연계가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과거 RO의 성원이었던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도 “민혁당 재건 그룹의 특징은 남북연대를 중요시 한다는 것이며 북한의 대남 지도를 적극 인정한다는 점”이라면서 “남한 내에서 수십 또는 수백 명의 혁명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민혁당 재건 세력이 유일하기 때문에 북한이 이쪽에 선을 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는 “하지만 민혁당 재건 그룹은 이미 한 번 드러났던 조직이기 때문에 공안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북한도 다시 접촉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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