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아’ 박지성 골, 최강 아약스 대파 선봉
현지언론 체력지적 무색하게 풀타임 활약 '최우수선수' 선정
강팀 아약스 앞에서 건재 과시..1골1도움 활약 속 4-0 대승
'베테랑' 박지성(32·PSV아인트호벤)이 라이벌 앞에서 클래스를 입증하며 진가를 드러냈다.
박지성은 22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 아레나서 열린 ‘2013-14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 아약스와의 홈경기에서 풀타임 활약, 1골·1도움으로 4-0 대승을 주도했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4차례 키패스(Key Pass) 등 이날 경기에서 96%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23차례 패스). 경기 후 네덜란드 축구전문매체 '골닷컴'은 박지성에게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3.5점의 평점을 매기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사실 박지성은 최근 '위기설'에 시달렸다. 시즌 1호골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는 지적 속에 불거졌다. 지난 20일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2 패한 뒤, 아인트호벤 지역언론은 박지성의 체력을 문제 삼으며 혹평했다. 일각에서는 “(팀을 이끌 것이라던)박지성도 치열한 주전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QPR 시절에도 온갖 위기설에 의연하게 대처했던 것처럼, 아인트호벤에서도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모든 것을 잠재웠다. 이날 경기를 위해 박지성 선발카드를 택한 코쿠 감독과 ‘위숭빠레’를 연호하는 홈 팬들에게도 기대에 부응했다. 그것도 ‘강팀 킬러’답게 최대 라이벌 아약스 앞에서 보여줬다. 아약스는 리그 최다우승(32회)팀.
이적 후 첫 풀타임을 기록한 박지성 활약 속에 아인트호벤은 아약스를 대파하며 4승3무(승점15)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아인트호벤이 아약스를 4골 차로 제압한 것은 2004년 10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아약스는 승점11(3승2무2패)애 머물렀다.
이날 박지성은 초반부터 활력이 넘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킥오프 후 10분이 되지 않은 때, 날카로운 패스를 두 차례 찔러주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오른쪽 측면을 누비며 넓은 시야를 자랑했고,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며 수비진의 부담을 덜었다.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며 수준급 연계플레이를 선보인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오른쪽 측면이라는 위치에 묶이지 않고 노련한 움직임으로 아약스 박스 왼쪽을 찌르던 박지성은 후반 19분, 오른쪽 측면에서 정교한 크로스로 오스카 힐레마크의 세 번째 골을 도우며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박지성은 골이 터진 지 불과 4분 만에 하프라인 뒤쪽에서 마타브즈가 길게 올린 공을 받아 침투에 나섰다. 안정적인 드리블로 약 30m를 질주한 박지성은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이하자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달 25일 헤라클레스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터진 시즌 2호골이다.
박지성의 여자친구 SBS 김민지 아나운서도 이날 3-0 앞선 후반 22분, 박지성이 시즌 2호골을 터뜨린 뒤 PSV 구단 트위터에 ‘골, 골, 골, 지성 팍!’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바로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박지성이 7시즌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맨체스터시티(맨시티)에 1-4 대패, 2승1무2패(승점7)로 8위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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